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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을 한 듯 보인다. 올해 할리우드의 공습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거의 매달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가 개봉하고 있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한국영화들은 기대작도 맥을 못추는 일이 반복되면서 영화인들을 힘빠지게 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고스란히 안방을 내주게 생겼다.
2월에는 '킹스맨:시크릿에이전트'(이하 킹스맨)가 열풍을 몰고오며 610만 관객을 모았다. 한국영화는 '조선명탐정:사리진 놉의 딸'이 380만으로 선전했지만 '킹스맨' 광풍에 미치진 못했다. 3월은 한국 영화 '스물'이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치며 300만 관객을 모았지만 화제는 150만 관객을 모은 아트버스터 '위플래시'에 더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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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공습은 더 잔인(?)하다. 포문은 오는 2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연다. 일주일 후인 9일에는 할리우드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국내에서 개봉한다. 이들의 공세를 '인사이드 아웃'과 같은 날 개봉하는 '손님'과 22일 개봉하는 흥행 감독 최동훈의 '암살'이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암살'은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가 포진해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 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30일에는 '미션임파서블:로그 네이션'이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8월 초는 '베테랑'과 '협녀, 칼의 기억'이 버티고 있지만 '판타스틱4'라는 블록버스터가 이들에 맞선다. 유난히 마블 히어로를 좋아하는 한국 영화팬들이라 '판타스틱4'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9월에는 또 다른 마블 히어로물인 '앤트맨'이 있다. '어벤져스'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앤트맨'이기에 이 작품의 잠재력도 만만치 않다. '미쓰와이프' '치외법권' 그리고 '뷰티인사이드'도 선전해주기를 바라는 이유다.
9월에는 280만 관객을 동원했던 '메이즈러너'의 속편 '메이즈러너;스코치 트라이얼'이 개봉하고 10월에는 맷 데이먼의 '마션'이 있다. 11월에는 '007 스펙터'와 '헝거게임: 더 파이털'이, 12월에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가 버티고 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해에는 한국 영화 점유율(50.1%)이 외국영화 점유율(49.9%)을 앞섰지만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42.4%로 외국영화 점유율 57.6%에 15.2%나 못미쳤다. 하반기에 한국영화가 큰 선전을 해도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제 '암살' '협녀, 칼의 기억' '베테랑' '뷰티인사이드' 등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흥행하는 수밖에 없다"며 "더불어 승승장구하던 한국영화가 왜 이런 상황까지 왔나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하는 시점이 왔다"고 지적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