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원 사재기 논란이 재점화 된지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
큰 흐름에서 보면 달라진게 없어보이지만 음원 사재기의 결과가 직접적으로 반영되어온 음원 차트에서는 이번 논란 이후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음원 사재기 논란 이후 음원 차트에서 생긴 3가지 변화를 알아봤다.
|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지붕킥'은 일종의 자존심으로 통한다. 응원하는 그룹이 신곡을 발표하면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차트 1위를 차지하느냐가 인기와 비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인기 아이돌은 지붕킥을 기본으로 하고, 모든 차트의 1위를 싹쓸이하는 '올킬'을 달성해야 성공적인 컴백이라고 평가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음원 사재기가 이슈가 된 이후 멜론 차트에서 신곡을 발표하자 마자 지붕킥을 기록한 경우는 사라졌다. 대신 임창정의 '또 다시 사랑'처럼 발표된 지 한참이 지난 이후에야 많은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아 지붕킥을 기록하는 등 최초 지붕킥을 기록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길어졌다.
지붕킥과 관련해 멜론 측은 "지난해 6월 사이트를 개편하며 도입한 개념이다. 전체 이용자가 다운로드와 스트리밍하는 것을 100점으로 환산해 일정 수치 이상일 경우 지붕킥이라고 붙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붕킥이 붙는 일정 수치가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는 대외비다. 다만 지붕킥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실시간으로 많은 이용자가 해당 노래를 듣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
그동안 음악 사이트의 차트는 사실상 아이돌 잔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음악 사이트의 이용 고객 중 상당수가 10대~20대 일 뿐만 아니라 이들이 선호하는 음악이 아이돌 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또 10대 이용고객은 그저 음악이 좋아 듣는 리스너도 있지만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는 팬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일부 팬 카페에서는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이 발표되면 순위를 높이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줄어드는 새벽 시간에 집중적으로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새벽 2~3시만 되면 차트 1위로 올라오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재기 논란 이후 아이돌 음악의 차트 장악은 종적을 감췄다. 5일 오후 3시 현재,
|
가요 관계자들 대부분은 이번 음원 사재기 논란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사실 그동안은 대형 아이돌의 컴백일과 겹치지 않기 위해 눈치보기 바빴다면 이제는 노래만 좋으면 얼마든지 그들과 경쟁해 볼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들 사이에서도 노래와 무대의 완성도 보다는 비슷한 시기에 컴백하는 다른 아이돌의 팬덤에 더 신경을 썼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인기 아이돌은 절대 넘어설 수 없는 상대였다"며 "하지만 소문으로만 떠돌던 음원 사재기가 중단된 상황에서는 노래만 좋다면 언제든지 인기가 급상승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팬덤과 기획사의 힘이 아닌 노래가 순위 결정의 잣대가 되며 자연스럽게 다양한 장르가 차트 상위권에 포진하게 됐다. 임창정의 발라드와 개리의 힙합 그리고 소유Ⅹ권정열의 콜라보레이션을 비롯해 인기 아이돌까지 차트 상위권이 이전보다 훨씬 장르적으로 풍부해졌다는 평가다.
음악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최근 차트를 살펴보면 음원 사재기 논란 이전과 비교해 분명 차이가 있다. 지금은 작은 변화지만 10월에는 많은 발라드 곡들이 나올 것인만큼 차트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는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