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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오락성 ★★★
11년 전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기억을 잃어가는 연인을 보살폈던 정우성이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기억을 잃게 됐다. 교통사고로 최근 10년 동안의 기억을 잃어버린 것. 이 가운데 김진영(김하늘)이라는 여인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이윤정 감독의 새로운 시도는 이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빠른 스릴러를 선호하는 영화팬이라면 다소 어색할 수 있다. 멜로 영화팬이라면 어두운 진행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반기는 영화팬이라면 전혀 이색적인 분위기를 반길 수 있다. 장영남의 에피소드는 이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의도, 즉 인간에 대한 진심의 입장에서 보면 필요한 에피소드지만 그 의도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관객이라면 어리둥절할 수도 있다.
정우성과 김하늘의 연기는 꽤 볼만하다. 정우성은 역시 온갖 삶의 무게를 모두 짊어진 듯 축 쳐진 어깨로 걸어도 멋스러움을 잊지 않는 배우였다. 제작까지 맡으며 많은 부담을 느꼈음에도 정통 멜로배우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김하늘은 특유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신사의 품격'의 발랄한 모습과 '블라인드'에서의 진지한 모습을 합쳐놓은 듯한 김진영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는 '노예 12년' '월드워Z' 등을 제작하며 명제작자라는 수식어를 자신의 이름에 덧붙였다. 정우성도 '한국의 브래드 피트'가 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