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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지상파 퓨전 사극의 운명이 엇갈렸다.
MBC 월화극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시청자 호평 속에 승승장구 하고 있는 반면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는 예상치 못한 부침을 겪고 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그런데 막상 방송이 시작되고 반응은 엇갈렸다. '역적'은 지난 1월 30일 첫방송이 8.2%(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회는 1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단 두 회만에 시청률이 두자리대로 진입한 것. 반면 '사임당, 빛의 일기'는 1월 26일 연속 방송된 1,2회가 15.6%, 16.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예고했지만 3회 13%, 4회 12.3%로 시청률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에 경쟁작 '김과장'에게 수목극 1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같은 퓨전 사극인데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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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드라마든 아역 시절은 매우 중요하다. 아역 시절에서 모든 캐릭터 설명과 배경을 설명해 놓아야 성인 연기자에게 바통이 넘어갔을 때 한결 수월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드라마가 아역 시절에 큰 공을 들인다. 이 때문에 아역 시절에서 성인 시절로 넘어가면 시청률이 하락하거나 성인 배우의 연기력 논란이 발생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역적'은 그런 면에서 성공했다. 아모개 역을 맡은 김상중이 콧물까지 연기하는 신들린 하드캐리로 중심을 잡고, 홍길동의 어린 시절을 맡은 아역배우 이로운은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매력과 풍부한 감정 표현을 바탕으로 시청자를 엄마미소짓게 했다. 완벽한 부자 케미에 힘입어 '역적'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사랑을 바탕으로 백성을 구하는 의인이 된 홍길동의 서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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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고증과 스토리 자체도 달랐다.
'역적'은 첫회부터 가진 자들의 횡포와 없는 자들의 처절한 생존기를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의상부터 말투까지 당시 시대상을 철저하게 고증하다 보니 시청자도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녹아들 수 있었다. 여기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아모개의 부성애까지 더해지니 파급 효과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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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했던 홍보 마케팅에 비해 결과물이 미치지 못하니 자연스럽게 혹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행히 '사임당, 빛의 일기'는 아역 시대가 끝나고 이영애의 본격적인 1인 2역이 펼쳐진다. 사실 '사임당, 빛의 일기' 자체가 이영애와 송승헌의 호흡 때문에 기다려왔던 작품인 만큼, 두 사람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면 반전에 성공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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