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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조여정의 연기가 곧 개연성이다.
지난 2월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연출 홍석구·김정민, 극본 윤경아)의 장르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시작했지만 미스터리물로 변화되는가 싶더니 범죄 수사물 보다 더한 싸이코가 중심의 장르 드라마로 변질 중이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보다 더한 싸이코 기질을 보여주고 있는 이은희(조여정)의 이야기가 극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이를 연기하는 조여정의 하드캐리한 연기력이 더해져 드라마는 점점 '줌마 로코'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있다.
극중 이은희는 얼굴부터 몸매, 모난 곳 없는 성품과 재력까지 다 갖춘 부잣집 사모님으로 등장했다. 세입자를 위해 무료로 인테리어를 바꿔주고, 온갖 사정에 다 맞춰주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른바 '갓물주'. 마음까지 정화되는 맑고 선한 웃음이 트레이드마크인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여자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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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와중에도 이은희를 연기하는 조여정의 소름끼치는 연기력과 하드캐리는 드라마를 쉽게 놓을 수 없게 하고 있다. 조여정은 정체가 밝혀지기 전에는 아이처럼 해맑은 웃음과 스산한 미소를 번갈아 가며 보여주는 속을 알 수 없는 이은희의 미스터리함을 세심하게 그려냈고 정체가 밝혀진 이후에는 소름끼치는 싸이코 연기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은 "조여정의 연기가 곧 개연성이다"라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3일 방송에도 마찬가지였다. 구정희(윤상현)에 대한 집착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이은희는 정나미(임세미)가 구정희의 앞에 나타나려하자 급히 구정희를 숨기고 정나미를 ?기 시작했다. 정나미를 쫓는 와중에 구두가 벗겨져 와인병 조각을 밟아 피가 났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가는 걸음마다 피 묻은 발자국이 찍혔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고 결국 정나미를 붙들고 하이힐을 벗어 내려치려고 하기 까지 했다. 이성을 잃은 듯한 이은희의 얼굴에는 소름끼치는 광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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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날에는 이은희가 가정폭력의 피해자 였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쇼핑몰에서 한 엄마가 아이를 때리는 목격하고 어린 시적을 끔찍했던 기억을 떠올리더니 주변 사람들을 향해 "네들이 더 나빠! 구경만 하지 말고 말려야지! 꺼져!"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은희의 표정은 정신 나간 사람, 그 자체였다.
한편, '완벽한 아내'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