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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이슈] 영화 '미녀와 야수'-뮤지컬 '드림걸즈'의 '뿌리', 안무가 밥 포시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7-04-11 14:47



디즈니 뮤지컬 영화 '미녀와 야수'

디즈니 뮤지컬 영화 '미녀와 야수'가 세계적으로 1조원(한화) 이상의 수입을 기록하며 극장가를 석권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10일 기준, 관객 460만명을 넘어섰다. '미녀와 야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1991)을 실사로 옮긴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나서는 뮤지컬 '드림걸즈'도 지난 4일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했다. '드림걸즈'는 1960년대의 흑인 여성 3인조 그룹 슈프림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슈프림스는 '엔들리스 러브(Endless Love)'의 가수 다이애너 로스가 젊은 시절 속했던 팀이다.

그런데, 나란히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미녀와 야수'와 뮤지컬 '드림걸즈' 사이에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미녀와 야수'의 감독 빌 콘돈(62)이다.


◇뮤지컬 '드림걸즈'
1980년대 초반 커리어를 시작한 빌 콘돈은 20세기 중반, 절정을 구가했던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의 명맥을 잇는 몇 안되는 감독 중 한명이다. 그는 여러 편의 뮤지컬 영화에 감독 또는 각본으로 참여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드림걸즈'(2006)다.

뮤지컬 '드림걸즈'는 사실 꽤 오래된 작품이다. 지난 1981년 브로드웨이 임페리얼극장에서 초연된 '드림걸즈'는 그 해 토니상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6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팬들의 기억에서 차차 잊혀졌는데, 이 뮤지컬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 이가 바로 빌 콘돈이었다.

빌 콘돈은 2006년 수퍼스타 비욘세와 제이미 폭스, 에디 머피 등 초호화 캐스팅을 앞세워 한 편의 스타일리시한 뮤지컬 영화 '드림걸즈'를 탄생시켰다. '드림걸즈'는 비욘세의 매력이 보석처럼 빛나면서 대박을 쳤고, 흥행바람을 타고 뮤지컬의 리메이크 버전이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도 2009년 초연된 뒤 여러 차례 재공연되었고, 한국의 오디컴퍼니가 중심이 되어 월드버전을 준비해온 끝에 이번엔 흑인배우들로 구성된 팀이 서울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르네 젤위거 가 주연한 영화 시카고'.
빌 콘돈은 '미녀와 야수' '드림걸즈'에 앞서 르네 젤위거와 캐서린 제타 존스가 주연을 맡은 뮤지컬 영화 '시카고'(2002)에서는 각색을 맡았다. 롭 마샬이 연출한 '시카고'는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안무가 밥 포시(1927~1987)의 뮤지컬(1975)을 옮긴 것으로 그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여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밥 포시는 뮤지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독창적인 안무가이자 연출가다. 뮤지컬 '시카고' '카바레' '피핀' 등을 연출했고, 1973년에는 영화 '카바레'로 아카데미 감독상, 뮤지컬 '피핀'으로 토니상, TV물 '라이자 위드 어 Z'로 에미상을 휩쓰는 진기록도 세웠다. 자전적 영화 '올 댓 재즈'(1979)로는 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배우의 아들로 태어난 밥 포시는 어린 시절 보고 자랐던 농염한 극장의 쇼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안무를 만들어냈다. 안짱다리였던 그는 핸디캡을 숨기기 위해 독특한 동작을 만들어냈는데 '포시 스타일'(Fosse Style)로 명명된 그의 춤 세계는 지금도 전세계의 뮤지컬은 물론 한국의 아이돌그룹 안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전설적 안무가 밥 포시.
빌 콘돈에게 밥 포시는 영화 인생의 영감을 준 인물이다. 빌 콘돈은 대학시절 밥 포시의 뮤지컬 영화 '스윗 채러티(Sweet Charity)'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영화라는 매체가 이렇게 황홀함을 안겨준다는 사실에 경이로움을 느꼈다"며 "내가 평생 영화를 사랑하게 만든 계기가 바로 밥 포시의 '스윗 채러티'"라고 술회한 바 있다.

영화 '시카고'를 감독한 롭 마샬에게도 밥 포시는 '절대자'다. 브로드웨이의 무용수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롭 마샬은 밥 포시가 살아 생전 연출한 몇몇 작품에 출연했으며, 후에 '카바레'를 안무하기도 했다. 빌 콘돈과 롭 마샬에게 영화 '시카고'는 밥 포시에 대한 오마주(homage)였다.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에 끼친 밥 포시의 영향력은 빌 콘돈과 롭 마샬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와 '7인의 신부'로 유명한 뮤지컬 영화의 '전설' 스탠리 도넌도 밥 포시의 뮤지컬 '파자마 게임'(1957) '댐 양키스'(1958) 등을 진작에 스크린에 옮겼다.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등의 뮤지컬 영화도 빅히트했지만 이들은 영국산이다. 반면, 뮤지컬의 본고장임을 자부하는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의 뿌리에는 이렇게 밥 포시가 버티고 있다. 한편, 밥 포시의 대표작인 '시카고'도 5월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펼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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