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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2회 축소로 빠른 전개"...'사임당' 막판 자존심 살릴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4-13 16:0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가 2회 축소됐다.

SBS는 13일 "방송 초반부터 드라마의 짜임새를 견고히 하고 속도감을 높이는 등 재편집에 심혈을 기울였다. 사전제작드라마임에도 작품 완성도를 높이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청자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자 수정과 보완을 거듭했다. 재편집하며 전개에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장면은 과감히 걷어내고 이야기 구성을 새롭게 배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2회차 분량이 줄어 28회로 종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SBS의 선택은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SBS의 설명대로 '사임당, 빛의 일기'는 방송 4회 만에 전면 재편집을 결정했다. 과거와 현재가 평행 이론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설정을 표현하기 위한 교차 편집이 산만한 느낌을 줘 몰입을 방해하고, 사임당(이영애)과 이겸(송승헌)의 과거 인연을 설명하기 위한 아역시절이 늘어져 지루했다는 시청자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 현대극 분량은 대폭 줄어들었다. 시청자 반감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영애표 사극'을 원했던 시청자들에게 현대극은 낯설었다. 더욱이 정통 사극을 표방한 과거 이야기와 퓨전 사극으로 흘러가는 극의 전개는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했다. 현대에서도 시집살이에 기를 펴지 못하는 서지윤(이영애)의 모습 또한 진취적인 여성상을 그리겠다는 기획의도와도 다른 것이라 답답함을 안겼다.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채 몰입만 방해하는 교차편집에 혹평이 쏟아졌고 제작진은 현대극 분량을 대폭 드러내는 대신 사극 분량에 집중했다.


문제는 '사임당, 빛의 일기'가 100% 사전제작 드라마였다는 점이다. 관계자는 "여러가지 문제로 '사임당, 빛의 일기' 촬영 당시 30부를 간신히 채울 정도의 분량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드러낸 부분을 메꿀 촬영분이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제작진도 어떻게든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심혈을 기울여 재편집을 했지만 재촬영을 할 수도, 없는 분량을 만들어낼 수도 없는 노릇이라 고민 끝에 분량 축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당초 '한류 사극 여신'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4년 만에 선택한 안방극장 복귀작인데다 원조 '한류천왕' 송승헌까지 합류했다는 점, 200억 원대 제작비를 투입해 사전제작된 블록버스터급 사극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 기세를 몰아 첫 방송에서는 1회 15.6%(닐슨코리아, 전국기준), 2회 16.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수목극 1위를 차지했지만 KBS2 '김과장'의 공습에 밀려 점차 시청률이 하락했다. '김과장' 종영 이후 잠시 수목극 1위를 탈환하며 빛을 보는 듯 했지만 단발성에 불과했다. 지난 12일 방송은 8.5%의 시청률로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 이내 KBS2 '추리의 여왕'에게 왕좌를 내주고야 말았다.


패인은 명확했다. 사임당에 대한 묘사가 아이러니했다. 제작진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현모양처 사임당이 아닌 여류 화가이자 워킹맘인 사임당의 일대기를 그려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임당의 성장기와 더불어 펼쳐지는 이겸과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휘음당(오윤아)와의 경쟁이 드라마의 큰 매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막상 뚜겅을 연 '사임당, 빛의 일기'는 얘기와 달랐다. 여류 화가로서의 성장기보다는 사임당의 배경을 비롯한 역사 고증의 오류점이 더 부각되며 픽션 사극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진취적인 여성상을 그려내는데도 실패했다. 남편의 외도에 마음앓이 하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임당의 모습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가치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주된 줄거리가 된 사임당의 고려지 경합 또한 '대장금'의 여러 경연 장면을 연상시켜 기시감을 줬다.


이러한 난국 속에 2회 축소까지 결정되며 '사임당, 빛의 일기'는 종영까지 단 5회 만을 남겨놓게 됐다. 앞으로 남은 분량에서는 사임당의 위기와 그를 구해내려는 이겸의 고군분투, 그리고 여류 화가로서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사임당의 성공기가 집중적으로 그려지며 가속도를 더한다. 남은 이야기로 '사임당, 빛의 일기'가 시청률 반등 신화를 이뤄낼지, 제대로 꺾인 이영애의 자존심은 살아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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