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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아는형님'부터 '신서유기'까지, 강호동 옛날사람 극복기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6-14 17:14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강호동이 변했다.

한때 시베리아 야생 호랑이를 자처하며 동생들을 호령하던 강호동이 언젠가부터 '옛날 예능인'이라는 동생들의 놀림 속에 굴욕을 면치 못했다.

웹 예능을 표방한 tvNgo '신서유기' 초창기만해도 TV가 아닌 인터넷으로 공개된다는 사실에 쉽게 납득하지 못하며, 동생들의 거침없는 발언에 어쩔 줄 몰라하던 그였다.

촬영 시작 전 다같이 손을 모으고 '화이팅'을 외쳐야 안심하고, '쮸빠찌에(중국어로 저팔계)'를 퍼포먼스로 만들어 오는 그의 모습은 나름의 재미였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은 극복할 과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3일 포문을 연 '신서유기4'에서 강호동은 '은지원'이라는 이름을 언급한 것 만으로 첫 회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제작진은 강호동을 제외한 멤버들에게 그가 뷔페에서 처음 먹는 음식을 맞히는 미션을 줬다. 다만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1점 감점이라는 룰. 멤버들은 서로의 이름이 불리도록 유도 질문을 펼쳤지만, 영문을 모르는 강호동은 "무슨 게임인거냐", "나 감 떨어져 보이는거 아니냐", "방송 생활 최대 위기"라며 걱정했다.

게임 규칙을 몰라 답답해하던 강호동은 마치 랩을 하듯 은지원의 이름을 198번 외쳐 반전을 선사했다. 수육을 선택한 은지원은 강호동의 입에 직접 수육을 넣어주면서 1등을 차지했지만, 마이너스 190점으로 꼴찌가 됐다. 은지원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강호동에 발차기를 날렸고, 그 와중에도 속사포처럼 은지원을 부르는 강호동의 모습에 멤버들은 배를 잡고 굴렀다.


이 같은 예능감은 하루 아침에 되찾은 게 아니다. 강호동은 복귀 후 야심차게 도전한 KBS2 '달빛프린스', SBS '맨발의 친구들', MBC '별바라기', '투명인간' 등이 줄줄이 폐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장수 프로그램이던 SBS '스타킹'마저 막을 내리면서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옛날 예능인'이라는 굴욕을 오히려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JTBC '아는형님'에서는 김희철과 민경훈의 하극상이 인기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끼줍쇼'에서는 이경규의 갖은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주민과 대화를 시도하는 옛날식 소통왕 콘셉트를 고수했다. '신서유기'에서도 동생들의 무근본 신식 개그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지경에 이르렀던 그다.


강호동은 이와 관련해 당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요즘 예능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라면서도 "'옛날 예능인' 캐릭터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러 역할들이 잘 버무러져야 훌륭한 팀이 되지 않나. 이런 캐릭터도 결국은 동료들이 만들어 준 것이고, 거기에 맞춰 내 역할이 생긴다"라며 자신만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렇게 옛날식의 방식을 오히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소화한 그는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에서 이를 녹여 냈다. 특히 '사부' 이경규부터 무려 23살 차이가 나는 송민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케미에 적용시키며 예능감을 잡았다.

이젠 가장 트렌디한 예능 속 당당히 웃음골을 넣는 그를 더 이상 '옛날 예능인'이라고 부르기가 어려울 듯하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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