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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강호동이 변했다.
촬영 시작 전 다같이 손을 모으고 '화이팅'을 외쳐야 안심하고, '쮸빠찌에(중국어로 저팔계)'를 퍼포먼스로 만들어 오는 그의 모습은 나름의 재미였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은 극복할 과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3일 포문을 연 '신서유기4'에서 강호동은 '은지원'이라는 이름을 언급한 것 만으로 첫 회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제작진은 강호동을 제외한 멤버들에게 그가 뷔페에서 처음 먹는 음식을 맞히는 미션을 줬다. 다만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1점 감점이라는 룰. 멤버들은 서로의 이름이 불리도록 유도 질문을 펼쳤지만, 영문을 모르는 강호동은 "무슨 게임인거냐", "나 감 떨어져 보이는거 아니냐", "방송 생활 최대 위기"라며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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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옛날 예능인'이라는 굴욕을 오히려 캐릭터로 승화시켰다. JTBC '아는형님'에서는 김희철과 민경훈의 하극상이 인기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끼줍쇼'에서는 이경규의 갖은 구박에도 굴하지 않고 주민과 대화를 시도하는 옛날식 소통왕 콘셉트를 고수했다. '신서유기'에서도 동생들의 무근본 신식 개그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지경에 이르렀던 그다.
강호동은 이와 관련해 당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요즘 예능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라면서도 "'옛날 예능인' 캐릭터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러 역할들이 잘 버무러져야 훌륭한 팀이 되지 않나. 이런 캐릭터도 결국은 동료들이 만들어 준 것이고, 거기에 맞춰 내 역할이 생긴다"라며 자신만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그렇게 옛날식의 방식을 오히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소화한 그는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에서 이를 녹여 냈다. 특히 '사부' 이경규부터 무려 23살 차이가 나는 송민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케미에 적용시키며 예능감을 잡았다.
이젠 가장 트렌디한 예능 속 당당히 웃음골을 넣는 그를 더 이상 '옛날 예능인'이라고 부르기가 어려울 듯하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