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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레츠 고, 광주!" '택시'도 통한 송강호의 페이소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8-05 13:3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장르가 곧 송강호'라는 수식어를 가진 '대배우' 송강호의 휴먼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가 심상치 않은 흥행세를 보이며 여름 스크린에 안착했다. 전매 특허 송강호 표 페이소스가 이번에도 메가 히트를 예고하고 있다.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푸른 눈의 목격자',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제 에피소드를 모티브로 만든 '택시운전사'. 극 중 그날의 광주를 목격한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만섭을 연기한 송강호를 주축으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역의 토마스 크레취만, 정 많은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 역의 유해진, 꿈 많은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의 류준열 등이 가세해 한 편의 완벽한 휴먼 드라마를 완성했다.


지난 2일 개봉해 2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 3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본격적으로 흥행 시동을 건 '택시운전사'. 남녀노소 구분 없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택시운전사'의 흥행 원동력은 설명이 필요 없는 송강호의 명품 연기다. 그는 가난 속 11살 딸 은정(유은미)을 키우는 홀아비 택시운전사 김만섭으로 완벽히 변신해 뭉클한 부성애와 뜨거운 소시민의 페이소스를 전한 것.

밀린 월세 독촉에 시달리면서도 딸 만큼은 살뜰히 키우고 싶은 아버지 김만섭. 엄마 없이 자라는 딸의 머리를 묶어 주는 장면은 우리네 아버지 모습 그 자체를 떠올리게 하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든다. 또한 송강호 특유의 소시민 연기도 '택시운전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밀린 월세를 값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자신에겐 '돈줄'과도 같은 외국 손님 위르겐 힌츠페터를 향해 천연덕스럽게 "레츠 고, 광주!"를 외치는 송강호는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송강호의 저력은 자칫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대사와 행동을 맛깔나게 살려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는 점. "데모하려고 대학 갔냐?" "거기가 어딥니까!" "만땅 같은 삼천원" 등 캐릭터에 최적화된 분위기와 대사 톤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택시운전사'에는 배우 송강호가 아닌 소시민 김만섭만 존재했던 것. 겉으로 보이는 단순한 표정 이면의 동요와 갈등, 마음의 행로를 복합적이고 농밀하게 표현한 송강호는 이로써 또 한 번 자신의 한계를 넘어 섰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객이 송강호를 무한 신뢰하는 대목은 근현대사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 진정성 있게, 절실하게 그려낸다는 것. 앞서 송강호는 '효자동 이발사'(04, 임찬상 감독) '변호인'(13, 양우석 감독) '밀정'(16, 김지운 감독) 등 근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영화를 선택해 왔는데 매 작품 역사를 대하는 한결같은 마음, 소신 있는 행동으로 임해 관객의 신뢰를 쌓았다. '국민 배우'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송강호. 이러한 송강호의 '택시운전사' 흥행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다.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이 가세했고 '고지전'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택시운전사' '효자동 이발사' '변호인' '밀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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