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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이한나 기자] "우리 집으로 놀러오세요!" 스페셜한 집들이를 연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장호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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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자 마자 코 끝을 스치는 매스큘린한 향기. 발을 딛자 마자 한 순간 맨하탄에 사는 누군가의 집 안으로 들어온 듯 했다. 무심한 듯 놓인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지난 10년 간의 뉴욕생활을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장호석의 감각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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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 처럼 집들이는 집주인의 취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집들이의 본질은 함께 하는 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공유하는 자리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친구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해 그는 그의 집을 찾은 친구들에게 가장 먼저 향을 켠다. 현관 근처 테이블에 향을 다루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놓은 것이 센스있다.
"향초나 향을 켜는 의미는 다양하겠지만 일단 소중한 이가 왔으니 이제 집들이를 시작한다는 메시지를 주고요. 또 향을 켜는 것 만으로도 공간이 따뜻한 분위기로 바뀌어요. 웰컴의 의미가 함께 담겨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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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집들이를 할 때에는 돈 모아서 하는 큰 선물보다는 작은 선물을 주로 하는 편이에요. 대신 작지만 정말 집 주인을 생각하면서 골랐다는 느낌을 받는 선물들이거든요. 제 취향을 알고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아니까 선물을 받으면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진열을 해요. 그럼 선물을 주는 친구도 굉장히 만족하죠.그냥 '고마워'하고 받아만 두는 게 아니라 받은 즉시 그 선물이 가장 돋보이는 자리에 놓으니까요. 그 자체로도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요. 그 오브제 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거고 또 다른 친구들이 왔을 때에도 그걸 다시 얘기할 수 있게 되니까 추억이 쌓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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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룸을 돌아보며 신기했던 점은 데스크가 밖으로 나와있다는 것. "꼭 집이 넓어야만 멋있는 인테리어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 꼭 서재로 만들 공간이 있어야만 서재를 둘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내 공간을 가장 편하게 쓸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게 베스트죠. 그래서 거실에 데스크를 함께 배치했어요. 그 위의 소품도 수시로 바꿔주면서 분위기에 변화를 주죠. 촛대 하나만 가져다 놔도 훨씬 공간이 살아나요. 그 위에 초를 꽂으면 또 다른 느낌을 자아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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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래픽을 하다가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로 전향했어요. 2D에서 3D로 제가 활동하는 분야가 넓어진거죠. 그렇지만 저는 그 베이스가 있으니까 하나를 볼 때도 그림으로 보거든요. 소품을 정리할 때에도 저는 해놓고도 사진을 찍어서 확인해요. 실제로 눈으로 보는 거랑 또 사진으로 보는 거랑 다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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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큰 계기가 없어요. 원래부터 알고 있던 친구들이었고요. 서로 취향도 잘 맞고 합이 잘 맞아서 이번 전시부터 '데코레이터'로서 함께 하게 됐어요. 뭔가 거창한 거 없이 정말 말 그대로 어떻게 하다 보니 함께 하게 된 거예요" 담백한 대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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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는 직업이죠. 인테리어 디자이너와는 달라요. 우리나라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내부 시공부터 인테리어 디자인도 하고 커튼 같은 것도 다 어레인지 해주거든요.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하드웨어 적으로 세팅을 해주면 스타일리스트가 같이 붙어서 커튼, 가구, 패브릭 등을 같이 조율을 해주는 일종의 전문직종이거든요. 좀 더 나아가면 돈 있는 분들은 스타일리스트를 상주시켜요. 메이드들이 청소하고 나가면 하나하나 세팅해서 바꾸고 어떻게 보면 라이프스타일리스트라고도 해요.한 개인의 취향을 파악해서 새로운 책, 아트 북도 바꿔주고, 그런 식으로 하는 건데 그건 우리나라는 거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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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말 하는 내내 꾸밈이 없었다. 장호석은 자신이 대단한 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고 전공이 처음부터 인테리어였던 것도 아니며 타고난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며 오로지 자신의 눈, 감각 하나만을 가지고 그저 열심히 할 뿐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오히려 더 그래서 더 신뢰가 가고 소품 하나하나에서도 진심이 느껴졌는지 모른다.
그의 진심이 느껴지는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서둘러 가보시길.
사진 이새 기자 06sejong@, ha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