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김광일이라는 싸이코패스가 하는 행동이 악마적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선택"
박 감독의 말대로 피해자에 대한 끔찍하고 잔혹한 묘사는 극중 캐릭터의 '무자비하고 악마적인 성격'을 표현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 '브이아이피' 이전에 살인사건 피해자들이 잔혹하게 그려졌던 영화는 무수히 많았고 창작자에게는 '표현의 자유'라는 것이 있으니까.
|
극중 김광일의 취미는 독서다. 북한 최고의 권력가 집안의 자식으로 해외에서 우수한 교육을 마쳤다는 극중 설정을 대변하는 것처럼 영어 원서로 된 소설을 읽는다. 살인마다운 살벌하고 무섭고 두려운 모습이 아닌, 말간 소년 같은 얼굴을 한 채 책을 읽는 그는 사이코패스 살인마라는 설정을 모른 채 보면 단숨에 사랑에 빠질 것처럼 환하고 깨끗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이를 연기한 이종석의 빛나는 비주얼에 찬사를 보고 싶을 정도로. 가해자인 싸이코패스 살인마는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으로,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지 고민 또 고민을 했는지 절로 느껴진다.
|
"싸이코패스 살인마의 악마성을 강조하기 위해 잔혹한 희생을 표현했다"는 박훈정 감독. 하지만 살인마 김광일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최대한 살이기 위해 온 노력을 기울인 영화 '브이아이피'. 우리는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