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제까지 본 적 없는 드라마가 탄생했다.
KBS2 월화극 '마녀의 법정'이 신선하고 발칙한 요망한 전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10일 방송된 '마녀의 법정'에서는 여성아동범죄전담부로 좌천된 마이듬(정려원)과 여진욱(윤현민)의 첫 사건 해결이 그려졌다. 마이듬은 여교수와 남자 조교의 강간 사건을 처음으로 맡게 됐다. 여교수는 논문 탈락에 앙심을 품은 조교가 자신을 강간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달랐다. 남자 조교는 동성애자였고, 오히려 그를 유혹한 건 여교수였다. 조교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걸 숨기고 싶어했다. 여진욱 또한 그런 피해자의 마음에 동조했다. 하지만 마이듬은 변호사 허윤경(김민서)으로 하여금 조교가 동성애자라는 걸 폭로하도록 만들었고, 승소를 거머쥐었다.
피해자를 강제 아웃팅 시키면서까지 승소하려는 마이듬의 야망과 승부욕은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이러한 캐릭터는 그동안의 국내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여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마녀의 법정'의 지병현CP는 "마이듬은 뻔한 정의감을 보여주기만 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속물 근성도 있고 현실적인 판단을 하기도 하고 사이다를 주기도 한다. 보통 드라마라면 마이듬은 정의의 편이었을 거다. 아마 대부분의 여주인공은 여진욱 쪽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러면 너무 뻔하고 교훈적인 이야기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재미를 주고 현실에 대한 고민을 전하고자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도 실제 현실에서 그런 딜레마를 겪을 수 있다. 우리가 정의 구현을 위해 어떤 일을 한다고 했을 때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피해자만을 위해 그 일을 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희생을 감수할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또 막상 그 일을 하는 자신을 들여다보자. 정말 정의 구현만을 위해 일을 추진시키는 걸까, 아니면 이 일을 통해 내 성과 혹은 명성을 올리고 싶다는 개인적인 마음도 들어가게 될까. 마이듬은 그러한 현실적인 고민을 전하는 캐릭터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아웃팅 시키는 장면 때문에 마이듬이 소시오패스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동성애자에게 있어 강제 아웃팅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기 때문. 이러한 면을 제작진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장면을 표현함에 있어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지병현CP는 "어떤 분들이 보시기에는 소시오패스처럼 보일 수도 있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마이듬을 다르게 볼 수 있겠지만, 나는 '나라면 어떻게 할 건가' 하는 고민할 거리를 가볍지 않게 던지는 느낌이라 좋은 것 같다. 드라마에서 너무 리얼하게 그릴 수는 없지만 만약 대학원생이 저 상태로 패소까지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우리는 안다. 피해자가 힘이 없다는 이유로 더 망가지는 걸 우리는 직·간접적으로 많이 봐왔다. 그럴 때 마이듬처럼 잠깐의 희생을 감수하고 진실을 밝힐지, 아니면 피해자의 아픈 사생활은 그대로 지켜줄지를 한번쯤 고민하게 하는 신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마이듬이 소시오패스는 아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도 하고 속물근성과 출세욕도 있다. 그런 면에서 굉장히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그런 것들이 본인의 어머니 사건과 엮이면서 흥미롭게 진행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남녀 성별이 뒤바뀐 것 같은 흥미로운 캐릭터 성격, 정려원을 필두로 한 연기 구멍 없는 배우진의 조합, 빠르고 경쾌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LTE급 전개에 힘입어 '마녀의 법정'은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방송된 '마녀의 법정'은 9.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보다 2.9% 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이로써 '마녀의 법정'은 월화극 최강자인 SBS '사랑의 온도'(10.3%)를 불과 0.8% 포인트 차이로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대해 지병현CP는 "많은 사랑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더욱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배우들이 잘 해주시고 있다. 려원 씨 경우엔 대본 리딩이 끝난 다음에 '인생 캐릭터 만난 것 같다'고 했다. 려원 씨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딱 들었다. 현민 씨도 목소리 톤이 좋고 모든 연기자분들이 엑설런트하게 잘 해주고 계신다. 자칫 오버할 수 있는 드라인데 연출도 따뜻한 감성을 살려 잘 해주고 있고, 작가님도 꼼꼼하게 준비하셨다. 앞으로 회별 에피소드를 통해 주인공이 어떠한 감정 변화를 겪게 되는지가 재미있게 펼쳐질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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