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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단편영화, 독립영화, 연극 그 어떤 작품에 출연해 본 적이 없는 그야 말로 '생 신인' 전종서. 그는 어떻게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거장 이창동 감독의 신데렐라가 됐을까.
이창동 감독의 복귀작으로 제작단계부터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버닝'. 앞서 '박하사탕'(1999), '오아시스'(2002) 등의 작품을 통해 현재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인 설경구, 문소리 등 굵직한 배우들을 발굴해 낸 바 있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의 여주인공을 맡은 신인 배우를 찾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수많은 신예들이 오디션을 봤고 그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전종서가 '버닝'의 해미 역을 따내게 됐다. 필모그라피, 연기 경력이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신인 중인 신인인 전종서의 오디션은 과연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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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을 마친 후 '붙은 것 같다'는 좋은 느낌을 받았냐는 질문에 전종서는 "많은 분들이 오디션을 보고 나면 좋고 나쁘고를 느낀다는 데 저는 오디션 경험이 많지가 않아서 사실 그런 기분은 몰랐다"고 답했다. "그냥 오디션 끝나자마자 배가 고파서 밥먹으러 갔던 기억이 나요. 사실 저는 제가 '버닝'에 출연해 이렇게 관심을 받고 칸 영화제에 오고 그런 걸 바랐던 게 아니에요. 그냥 그 오디션을 보고 싶었고 그 오디션 자체에 임했을 뿐이에요. 그냥 제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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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의 오디션을 보기 전에 연기에 대한 갈증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는 전종서는 극중 삶의 의미에 굶주려 있는 극중 해미와 자신이 공통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해미처럼 저도 항상 굶주려 있다. 사람에, 사랑에, 외로움에, 미(美 )에, 꿈에, 과거에 굶주려 있어요. 그런데 그건 누구나 그런 것 같아요. 현재의 삶을 살면서도 의미를 찾아 내야만 그 순간을 만족하게 되니까요. 많은 사람들은 굶주려 있으면서 그것을 채우기 위해 실행을 잘 하지 못해요. 하지만 해미는 실행하는 인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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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으로, 내가 느끼고 통찰한 것을 내 연기를 통해 말하고 또 관객들의 공감을 사고 싶어요. 제 연기 안에 언제나 제 진심을 담고 싶어요. 단순히 어떤 척, 쇼를 하고 싶진 않아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연기로 승화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어요."
한편, '버닝'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연), 해미(전종서)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통해 불타버린 청춘의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작품이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공개되자마자 유력 영화지에서 최고 평점을 받고 세계 영화인과 언론의 극찬을 이끌며 황금종려상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CGV아트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