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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송승헌 "내숭 떨던 전작들..내려놓으니 편해졌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1-14 14:0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송승헌을 만났다.

송승헌은 지난 1995년 청바지 브랜드 스톰의 광고모델로 데뷔했고 다음해 MBC 인기 시트콤인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2000년 KBS2 드라마 '가을동화'로 스타반열에 올랐으며 한류스타로 자리잡았다. 또 2003년 KBS2 '여름향기'에서 손예진과 호흡을 맞췄고 2008년에는 대작 드라마인 MBC '에덴의 동쪽'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2011년에는 MBC '마이프린세스', 2012년에는 MBC '닥터진', 그리고 2013년 '남자가 사랑할 때'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연기에 매진했던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SBS '사임당, 빛의 일기'와 OCN '블랙'으로 열일했다.

영화에서도 활약했다. 송승헌은 지난 1999년 영화 '카라'를 시작으로 2002년 '일단 뛰어', '버추얼 웨폰', 그리고 2004년 '빙우', '그놈은 멋있었다'에서 활약했고, 2008년 '숙명' 2010년 '무적자', '고스트 : 보이지 않는 사랑' 등에 출연했다. 지난 2014년에는 영화 '인간중독'으로 화제를 모았다. 2015년 '미쓰와이프'와 '제3의 사랑' 등에 출연해 열일을 했으며 2016년에는 '대폭격'과 2017년 '대장 김창수'로 영화에서의 활약도 이어갔다.

송승헌은 최근 종영한 OCN '플레이어'에서 키플레이어인 장하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일명 '본투비 사기캐'로 불리던 장하리는 수려한 외모와 재치 있는 언변, 그리고 여심을 끌어당기는 세련된 스타일을 소유한 리얼 사기캐로, 검사의 아들로 태어나 0.1%의 수재로 인정받으며 살았던 인물. 그러나 아버지의 죽음 이후 거짓으로 둘러싸인 180도 다른 인생을 살게 되며 플레이어들을 모으로 비상한 두뇌로 판을 짜 가진 놈들의 뒤통수를 쳤다.

송승헌은 '플레이어'로 인생캐를 만났다는 평을 받았다. 송승헌은 "그건 현장도 편하고 감독님도 편해서다. 감독님과 했던 얘기가 '개인 송승헌도 장난기도 많고 낯을 가리는 편이라 오해도 받는다' 낯선 자리에선 뚱하고 날카롭다. 편한 사람과 있을 때는 너무나 좋다. 기존 송승헌처럼 멋진척 말고 놀면서 하는 캐릭터를 강하리로 잡고 가보자고 했다. 연기할 때도 한 톤을 높여서, 제가 조금 더 힘을 주거나 진지하게 하려고 하면 '다시'라고 하더라. 그런 점을 새롭게 봐주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송승헌은 "저는 하면서 편했다. 그동안 작품들은 너무 내숭을 떨어야 했는데"라며 "작품에서 이번에 하면서 많은 캐릭터들을 하면서 기자 변장을 하고 가발도 써봤다. 그런 것들이 어릴 때의 저였다면 이런 상황이 있고 웃긴 가발을 쓰자고 했으면 못했을 거다.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으니까 재밌게 촬영했고 봐주시는 분들도 새롭다고 좋게 얘기를 해주셔서 그런 것들도 신기해 했다. 예전에는 뭘 할 때마다 힘을 주고 멋지게 보이고 싶고 그런 것보다 오히려 편하게 했더니 좋게 봐주셔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승헌은 또 "나이 먹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힘주고 멋진 거 많이 해봤는데"라며 "'블랙'을 할 때 조금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어릴 Œ의 자세와 생각과, 그런 게 결국엔 나이 탓인 거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송승헌은 변장했던 캐릭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자가 코믹적인 모습이라 재밌었다. 검사, 변호사, 택배기사, 수리공, 그리고 골프선수, 그런데 골프선수 신은 반갑더라. 촬영 때문에 골프를 못 쳤는데 골프장에서 신이 있더라. 하루 먼저 가서 공 치면 안 되냐고 할 정도였다. 기존에 어떤 작품보다도 가장 많은 변장과 변신을 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송승헌은 "다들 유재석이 변장했다는 얘기를 하면서 '승헌 씨도 머리발이었구나'하더라. 시청자 분들도 재밌게 봐주셔서 좋았다"고 말했다. 또 송승헌은 "이제는 망가진다는 것에 대해 좀 억지스럽거나 그렇지만 않다면 '미쓰와이프'를 할 때에도 애가 있는 아빠에 철없는 남편이면서 그런 캐릭터였다. 망가진다는 표현이 너무 억지스럽다는 게 아니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송승헌은 "댓글은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이더라. 캐릭터의 힘이 있는 거 같다. 작품이 워낙 유쾌하고 통쾌하고. 감독님이 원한 것도 '뭐 저렇게 날림이야' 소리를 들을 정도로 지루함이 없이 가자는 것이 첫째 목표였다. 어떤 분들은 너무 떠있는 거 아니냐는 분들도 물론 있다. 많은 분들이 더, 저희 드라마는 교훈을 주거나 감동을 준다기 보다는 재밌고 웃을 수 있는 통쾌함과 사회의 현실을 꼬집을 수 있는 모자란 친구들이 모여 그런 재미를 줄 수 있고 희열을 줄 수 있는 것을 첫 번째로 했다. 그러다 보니 연기에서도 좋은 얘기를 해주신 분들이 많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에 대해서는 "'송승헌 다시봤다'였다. 속으로 '왜 다시 봤다고 하지?'했다. 역시 캐릭터 덕분인가 싶더라. 그만큼 내가 가지고 있는 배우 송승헌의 이미지가 정형화 돼있고 무겁구나 싶었다. 욕도 장난도 안 할 거 같이 느끼나보다 싶더라. 저는 실제로 그러지 않는데. 배우는 실제의 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렇게 보이는구나를 느끼게 되더라. 그런 캐릭터를 했었구나 싶더라. 그래서 조금 더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승헌은 코믹에 대한 욕심이 더 있지 않냐는 질문에 "송승헌이란 친구가 코믹하게 하다 보니 새롭고 재밌게 봐주신 거 같다. 작정하고 웃기는 작품들도 해보고 싶다. 은근히 장난을 치는 것도 좋아하고 진지한 것보다는 장난도 잘 치는 성격이라 그런 작품이 있다면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송승헌은 '남자 셋 여자 셋'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송승헌이란 친구를 연기하게 만들어준 작품이기 때문에 감사하더라. 동엽이 형도 너무 감사했다. 위에서 자르자고 했떤 저를 한 번만 더 가보자고 해줬다더라. 동엽이 형이 너무 잘해줬고 은인이었다. 그때 생각을 하면 너무 좋다. 3년을 촬영했는데 순수하게 했던 거 같고, 배우 송승헌이 아니라 인간 송승헌의 모습이 가장 저랑 비슷했던 거 같다. 그때는 캐릭터라는 것이 없고 이런 게 없지 않나. 또래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어리숙하고 그런 학생 역할이었던 거 같은데 가끔은 술자리에서 동엽이 형과 지섭이가 모이면 '그때 우리가 대학생이었는데 우리가 강사나 교수가 돼서 남자 셋 여자 셋을 다시 하면 재밌을 거 같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그 멤버가 모여서 짧게라도 해보고 싶다. 다 같이 스케줄을 내서"라고 밝혀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플레이어'는 마지막까지 유쾌하고 통쾌한 응징으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로 지난 11일 종영했다. 이날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5.8% 최고 6.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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