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완벽한 배우들의 연기로 완성된 1997년의 그날, '국가 부도의 날'이 관객들에게 진한 울림을 전한 준비를 마쳤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영화사 집 제작)이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최국희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실제 외환 위기 당시 비공개로 운영됐던 대책팀이 있었다는 한 줄의 기사에서 시작된 '국가부도의 날'은 OECD 가입, 경제 선진국 반열, 아시아의 네 마리 용' 등 온통 호황만을 알리는 지표 속 아무런 예고도 없이 대한민국에 들이닥친 경제 재난, 그 직전의 긴박했던 순간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일주일에 담아 재구성한 작품. 국가부도의 상황을 예견하고 어떻게든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을 중심으로 당시를 대변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신선한 구성을 통해 각기 다른 기억으로 내재된 1997년을 새롭게 끄집어냈다. 또한 영화는 과거의 이야기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고용불안, 청년실업, 빈부격차 등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회 문제의 시발점이 된 1997년의 모습을 통해 2018년 현재에도 유효한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지며 동시대적 공감대까지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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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허준호와 김혜수가 19일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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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이야기에 사실감을 불어넣어주는 명품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국가부도의 날'의 신의 한 수. 영화의 중심에 있는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아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강한 신념과 소신을 지닌 전문적 여성 캐릭터를 섬세하면서도 완벽하게 그려냈다. 충무로 젊은 남자배우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유아인은 금융맨 윤정학을 통해 진취적인 욕망을 내보이는 캐릭터를 연기, 또 다시 자신의 한계를 넘었다. 여기에 허준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갑수로 분해 벼랑 끝에 몰린 가장의 절박함을 섬세한 연기로 소화해내며 묵직한 울림과 공감을 전하며 변신의 귀재 조우진은 국가의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아 날카로운 연기와 강한 존재감으로 긴장감을 높인다.
이날 최국희 감독은 "시나리오를 받고 소재가 정말 새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에게도 IMF를 저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에 도전하고 싶었다. 일상생활에서 쓰지 않는 경제 용어가 등장하자마자 영화가 그런 용어를 굳이 설명하고 넘어가더라도 인물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부분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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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수가19일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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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 감독은 여성 주인공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에 대해 "97년에는 여성의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게 더 보수적이었다. 그래서 그때는 오히려 정의를 외치는 사람이 여성 캐릭터라면 영화적 재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가 여성으로 써놨는데 저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진취적인 여성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김혜수 선배님과 이야기 하면서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혜수는 극중 한시현이라는 인물에 대해 "극중 한시현이 초지일관 원칙을 가지고 움직이는 인물이라면, 그런 한시현이 고루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진정성을 담아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제전문가 역이다보니까 저에게도 생경한 단어들로 구성된 대사를 해야 했다. 이 사람으로서는 생활언어로 체화되서 소화해야 됐기 때문에 준비과정을 가졌다. 외환 위기 당시의 상황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기 때문에 가장 경제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 기준으로 경제에 대한 강의도 들었다. 그리고 경제 용어를 계속해서 연습해서 내 언어로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고 캐릭터 준비 과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또한 극중 직접 훌륭히 소화한 영어 대사에 대해 "영어 대사도 영어라서 어려운게 아니라, 우리 말로 된 경제 영어를 이해하고 체화 하는 과정과 비슷했다. 그 부분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연습했다. 촬영장에서는 말이나 단어의 부담감을 최소화 시키고 이 인물에 집중하며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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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이 19일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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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김혜수는 극중 대릭갑을 세우는 조우진에 대해 "조우진 씨는 저와 대립각을 이루면서 치고 받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조우진이 얼마나 저력이 잇는 배우인지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늘 감탄하며서 감동하면서 호흡을 맞췄다. 굉장히 좋은 에너지와 긴장감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자기 연기만 폭발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상대의 시너지까지 높여주는 배우였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다.
또한 유아인에 대해서는 "극중에서 만날 수 없지만 유아인의 폭발적인 연기가 작품속으로 관객을 진입하게 하는데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극중에서 서로를 확인할 수 없는 구조이지만 그런 배우들 사이의 균형이 크게 도움을 주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칭찬했다.
이어 "허준호 선배님의 연기를 모니터로 확인하거나 마주하기도 했는제 제가 정말 특별한 인상을 받은 건, 정말 모든 걸 내려놓고 힘을 뺐음에도 너무나 많은 드라마를 담고 있는 얼굴을 보여주시더라. 그런 연기가 굉장한 공감대와 감동을 주시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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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허준호가 19일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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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극중 이 인물의 선택에 대해서 관객들과의 공감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어떤면에서는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자 같은 면이 있지만, 어떤면에서는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거부감을 만들지 않고 관객부들이 받아들이시길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또한 극중 어려운 경제 용어를 사용하는 연설 연기에 대해 "준비는 연습밖에 없는 것 같다. 평소보다 경제 관련 뉴스를 많이 해보고 친구들 앞에서 약을 판다고 해야하나, 연설 같은 것도 해봤다"며 웃었다. 이어 "주변에 계신 송영창 선배님, 류덕환씨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연기했다. 경제 이야기가 생소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데, 젊은 친구들에게 좀더 다가가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허준호는 "국민들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연기하는게 영광이었다. 작품에서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 말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잘 표현이 됐나 가장 걱정이 된다. 중점을 두고 연기했지만 잘 표현됐는지 걱정이 된다. 국민 여러분을 저 혼자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최대한 대본에 중점을 두려고 노력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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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우진이 19일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단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배팅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과 회사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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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은 "대본에서 나타난 재정부 차장의 모습이 거침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우월감과 확신을 표현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극중 대립각을 세우는 김혜수와 호흡에 대해 "어떻게 하면 선배님의 캐릭터를 도와드릴까라는 고민이 많았다. 최대한 한시현과 건강한 긴장감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떻게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를 자아낼까 고민을 했다"며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선배님이 가지고 계시는 포용력과 배려심 때문에 현장에서 잘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느꼈는데 정말 닮고 싶은 분,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스플릿'(2016)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국가부도의 날'에는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28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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