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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하는 멤버 라인업은 이하늬, 박진주, 그룹 인피니트의 이성열과 엘이 한 팀이 돼 프렌치 폴리네시아 타히티 섬으로 떠나 아름다운 바다 풍경과 함께 혹등고래의 특별한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완성했다. 이하늬는 다큐멘터리 PD 역할을, 박진주는 조연출, 이성열은 드론 및 수중 촬영, 엘은 포토그래퍼 역할을 맡는 등 실제로 네 명의 출연진이 기획, 촬영, 추적 등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직접 두 팔을 걷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남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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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치열한,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이 짧은 분량을 위해 많은 공이 들어간다는걸 알게 됐다. 동물이 우리에게 곁을 내 주는냐의 문제였다. 우리의 노력만으로 만들 수 없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욕심과 마음이 하루가 갈수록 내려놓게 된 것 같았다. 동물이 곁을 내 줘야 야생 상태에 들어갈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게도 고래들이 우리에게 곁을 내주기도 했다. 우리의 사력이 다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 다큐멘터리라 그런지 퀄리티가 굉장히 좋더라.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공존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하늬는 연출로서 흑등고래를 선택한 것에 대해 "바다에 사는 가장 큰 포유류다. 가장 중요한 공격성이 없고 사람들에게 친근한 동물이다. 또 사람을 도운 우화같은 이야기가 많더라. 사람과 유사한 동물로 시작하면 어떨까 싶어 첫 동물로 흑등고래를 선택하게 됐다. 물론 야생 상태이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했다. 동물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접근해야 하는데 우리가 자꾸 욕심이 나더라. 그 욕심과도 우리가 스스로 많이 싸워야 했다. 우리가 온전히 다 만들어야만 했던 촬영이었다. 진짜 다큐멘터리 연출자로 8분짜리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또한 배우가 아닌 연출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연출이 정말 어렵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어떤 상황에 닥쳐도 놓치지 말아야 했는데 인간이 노력해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어려움이 컸다. 연출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으니까 매일 기도하는 마음이 생기더라. 하루종일 나가 고래를 기다렸고 배 위에서 하루종일 기다려도 안 나타난 적도 있었다. 배 위의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지더라. 상대의 입장에 처해져야 깊이 알 수 있듯이 연출을 맡아보니 연출이 정말 쉽지 않구나 싶었다. 나무를 보는 게 아니라 숲을 봐야 한다는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하늬는 "매사 모든 일에 '죽을 때까지 생각나느냐'가 내 마음의 기준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죽을 때까지 생각나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 엄마 고래와 새끼 고래의 모습을 보면서 물 속에서 펑펑 울기도 했다. 공존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과 희생인 것 같다"며 "우리가 애쓴 만큼 퀄리티도 좋은 것 같다. 감히 BBC의 퀄리티를 능가하는 것 같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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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솔직하게 심리적인 부담감이 컸다. 다들 제 위치에서 자신의 장기를 뽐냈다. 하지만 나는 할 줄 아는게 없어 부담감이 컸다. 누군가 부담을 주지 않았는데 나 혼자 만든 창살 안에 갇혀 한번은 쓰러진 적이 있다. 너무 내 안에 갇힌 것 같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걸 느꼈다"며 "스태프의 노고를 다시 한번 알게 됐다. 매사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다짐했다.
이어 "나 같은 집돌이, 집순이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세상은 정말 좁다. 내가 몰랐던 아름다운 세상이 정말 많다는걸 느끼고 왔다. 시청자를 대신해 다녀온 것처럼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만족 하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박진주는 힘든 촬영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시차 때문에 우리 모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는데 엘은 인피니트를 놓지 못하더라. 우리는 피부가 알레르기도 일어나고 민낯에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됐는데 끝까지 정신을 붙들고 있더라. 물론 마지막엔 모두가 정신을 놓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연출로서 어려움에 대해 "타이틀만 조연출이지 사실 팀내 잡다구리한 일을 많이 했다. 이하늬 언니와 나는 숙소를 같이 써서 엄청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막상 촬영할 때는 다른 배를 타서 무전기로만 교감을 했다. 다들 하루종일 배 위에 있어서 예민하고 지칠 수밖에 없는데 이하늬 언니는 세상에 알려진 성격보다 더 좋은 사람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언니의 진짜 성격을 많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이 있다. 이하늬 언니가 심리적 부담감이 컸는데 그래서 예민의 끝판왕이었다. 걱정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그럴 때마다 명상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명상처럼 마음을 다스리더라. 그걸 보면서 대인배같은 성격은 그냥 나오는게 아니구나 진심으로 느꼈다. 이하늬 언니를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고 최고의 연출이었다"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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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간과 동물의 교감이라는 큰 모토를 가졌다. 출연자 섭외 과정에서도 동물에 대한 관심을 가진 분을 섭외했다. 출연자 모두 반려견, 반려묘를 키우는 분들이다. 동물이나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 다큐멘터리 촬영에 적합할 것 같았다. 특히 이하늬는 바다 생태계에 관심이 많았고 흑동고래의 생태를 조명하고 환경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박진주는 우리 프로그램에서 가장 역할이 많다.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를 현장에서 많이 수집했다. 엘은 사진을 잘 찍는 출연자였다. 포토 에세이, 포토 다큐멘터리를 중점으로 뒀다. 이성열도 수상 스포츠를 좋아하는 친구였다. 수중 촬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제작 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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