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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유관순 열사님과 단 10분만 만나 이야기할 수 있다면..." 스크린에 유관순 열사의 혼을 불러낸 배우 고아성(26)의 뜨거운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서 시작된 만세운동 이후, 고향 충청남도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이 서대문 감옥에 갇힌 후 1년여의 이야기를 담은 '항거'에서 고아성은 유관순의 나라 잃은 서글픔, 그럼에도 꺽이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눈빛과 표정을 통해 진진하게 담아낸 냈다. 표정과 걸음걸이는 물론 생각까지 그 시절 유관순이 했을 고민을 마음으로 느끼며 진심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고아성의 진심이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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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촬영하면서 마음 고생을 많이 한 거냐"고 묻자 "굉장히 즐겁게 촬영한 기억도 있고 또래 배우들과 함께 해서 더 즐거웠다. 또래배우들과 촬영한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그래서 더 특별했다. 그렇게 힘든 작품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다만 이런 이야기를 드리긴 부끄럽지만 촬영 때 기도하듯이 연기했다. 촬영이 끝나고 숙소를 들어와서 생각하면서 기도드린 모습이 생각나서 울컥했다. 연기를 하면 사실 영화를 만드는게 목적이지만 이번 작품은 뭔가 마음을 전하는 느낌이었다"며 시사회에서 흘린 눈물의 이유에 대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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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실존인물을 연기하고 싶었던 이유를 묻자 "어떤 연기를 해도 실제 이런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은 한다. 그래서 오는 죄책감 같은 게 있다. 어떤 사람이 이런 상황을 비슷하게 겪었을 텐데 내가 이렇게 연기를 하는게 맞나라는 의심이 항상 있었다"며 "그런데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건 죄책감이 있더라. 그런데 감독님이 힘을 정말 많이 힘을 주셨다"고 답했다.
또한 "언론시사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이전에는 유관순 열사님이 생각하면 존경과 성스러움 외에 어떤 감정을 감히 느낄 수 없었다"는 고아성은 "하지만 이 영화는 열사님의 인간적인 면이 많이 나온다. 영화 시작이 감옥에 들어가서부터인데, 그전까지는 이 인물이 8호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수인들이 있었고 이 사람이 외부인이다. 외부인으로서 겪을 낯섬의 감정을 느꼈을거다. 이런 사소한 감정들을 정리하는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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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가장 중점을 둔 감정을 '책임감'이라고 전했다. "감옥에 들어서기 전에는 경성에서 있었던 만세운동과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둘 다 참여한 인물이다. 경성에서 만세운동을 하고 내려와 만세운동을 이끈 사람이다"며 "그 운동이 탄압으로 끝났을 때 부모님도 돌아가시고 그 무너짐이 어마어마했을거라 생각했다. 그 상황에서 다시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힘이 책임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량' 개봉 당시 최민식 선배님의 인터뷰를 읽어본적이 있는데 '10분만 이순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말을 하셨더라. 그 말에 완전히 공감했다. 열사님의 목소리가 가장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중 유관순 열사의 상황처럼 실제로 5일간 금식까지 했다는 고아성. 그는 "처음에 약속된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감독님이 마지막에 5일 휴일을 주겠다고 하셔서 다른 장면을 촬영하고 있을 테니까 달라져 왔으면 좋겟다고 하셨다. 저도 아주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다. 분장 선생님과 상의를 하면서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제 몸무게 보다 조금 찌워서 시작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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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연기의 준비 과정을 묻자 "감독님이 읽어보라고 하신 책이 있다. '3.1운동의 얼'이라고. 그 책을 많이 읽었다. 원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특히 유관순 열사님은 영화를 하고 더 알게 된 후 내가 정말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구나라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형무소에서 만세 1주년 운동을 이끄는 장면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제가 계속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제가 일단 그렇게 긴장을 많이 한적이 없다. 유관순 열사의 책임감이 가장 끓어올려지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다"며 오열에 가까운 눈물을 흘렸다. 이어 "컷 하자마자 드는 생각이 정말 이런 풍경이 실제로 있었다고 실감이 되더라. 그때 8호실 배우들과 주고 받은 감정들이 너무 좋았다. 24명의 모든 배우들과 아이컨텍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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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항거'는 '정글쥬스'(2002), '강적'(2006), '10억'(2009) 등을 연출한 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고아성,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 등이 가세했다. 2월 27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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