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종합]"부담 아닌 행복, 인기보단 연기"…염정아가 전성기를 맞이하는 자세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4-03 13:2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부담 보다는 행복함이 더 커요." 'SKY캐슬'부터 '미성년'까지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배우 염정아(46). 그의 전성기는 한결 같은 노력과 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성년'(김윤석 감독, 영화사 레드피터 제작). 극중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아버린 아내 영주 역을 맡은 염정아가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지난 해 개봉해 528만 관객을 모은 영화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에서 감수성 충만한 주부 수현 역을 완벽하게 연기한데 이어 시청률 23.8%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의 역사를 바꾼 JTBC 'SKY캐슬'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예서 엄마 한서진 역을 맡아 최고의 전성기를 맡이한 배우 염정아. 매 작품마다 몰입도 높은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아온 그가 김윤석의 첫 연출 데뷔작 '미성년'에서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극중 그가 연기한 영주는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되지만 담담한 척 상처를 내색하지 않는 인물.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보다 먼저 사실을 알게 된 딸 주리(김혜준)을 위해 내색하지 않고 담담한 척 참아낸다. 그럼에도 밀어드는 배신감과 상실감을 염정아는 심도 깊은 섬세한 내면 연기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염정아는 "저희는 시사회 때 처음 본게 아니라 작은 방에서 모니터로 봤는데, 스크린으로 보니까 더 여운이 많이 남더라. 개인적으로 너무 영화가 좋았다. 영화를 찍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색다른 영화인 것 같다. 김윤석 감독님의 터치가 너무 섬세하고 연출력이 돋보였던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만족했다.

또한 그는 김윤석 감독의 섬세함에 대해 강조했다. "연기를 하시는 분이니까 연기의 디테일을 설명하시는게 정말 귀에 쏙쏙 들어왔다. 감독님이 처음부터 연기가 중요한 영화라고 이야기를 하셔서 혹시 내가 연기를 잘못집어서 영화에 누가 되면 어쩌나라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정말 감독님이 너무 믿음직스럽게 제가 놓치는 부분도 다 캐치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연출 경력이 없는 김윤석 감독의 작품임에도 시나리올를 받고 단 하루만에 출연 결정을 했다는 염정아 "막연하게 김윤석 감독님은 연출도 너무 잘할 실 것 같았다. 연기를 저렇게 디테일하게 잘하시는 분이면 연출도 분명히 잘하실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받고 선배님의 연출작이라는걸 듣고 너무 궁금해서 받자마자 바로 읽었는데 읽자마자 감독님께 전화해서 바로 전화해서 한다고 했다. 오히려 저에게 제안을 해주셔서 정말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시 한번 김윤석 감독이 출연 제안을 해온다면?"이라고 묻자 단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할거다. 무조건 할 것"고 말했다.

김윤석이 평소 작품에서 카리스마 넘치고 남성적인 연기를 선보여왔던 것과 달리 여성 중심의 섬세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미성년'. 이에 대해 염정아는 "사실 연기자 김윤석을 생각했을 때 이런 여성 서사의 영화를 하신다는게 매치가 안됐다. 그런데 해보니까 감독님의 원래 성향이렇구나 싶더라. 원래 이런 섬세한 감정을 가지고 계신거구나 싶었다. 여성들의 심리를 너무 많이, 잘 이해하신다. 그리고 워낙에 가정적이신 분이다. 가족들이랑 대화도 깊숙이 하고 계시고 굉장히 친근하시더라"고 전했다,

감독이 아닌 배우로서도 김윤석과 연기 호흡을 맞춘 염정아. 그는 "배우로서는 더 많은 신을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다. 연출하실 때와 연기하실 때는 정말 너무 다르시다. 연출자로서 익숙해진 상태였는데 갑자기 배우로 맞딱뜨렸을 때를 잊을 수 없다. 연기를 너무 잘하시니까, 소위 말해서 '쫄리는 기분'이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소진을 비롯해 신예 김혜준, 박세진과 호흡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김소진에 대해서는 "소진씨가 정말 연기를 잘하지 않나. 그리고 굉장히 연기를 진지한 태도하는 분이더라. 현장에서 연기할 때는 배우 김소진이 아닌 정말 극중 미희 같았다. 극중 함께 붙는 신은 적었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소진씨가 제 촬영 때도 현장에 자주 오고 그랬다. 그리고 식사도 자주 했다. 감독님께서 함께 모아 밥도 많이 사주셨다. 그래서 소진씨랑은 지금 정말 친해졌다. 정말 예쁘고 연기도 잘하고 성실하고 바른 친구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딸 역의 김혜준과 김소진의 딸 역의 박세진에 대해 "현장에서는 혜준이가 그냥 딸 주리로 보였다. 윤아 역의 세진이도 마찬가지다. 내거 선배, 이 친구들이 후배라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그냥 내가 엄마고 내 딸 주리라고 생각했다.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잘하고 많은 걸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라고 생각한다. 혜준이 세진이 모두 정말 잘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SKY캐슬'부터 '미성년'까지 익스트림 클로즈업샷을 자주 사용하는 염정아. 그는 이런 장면이 부담스럽지는 않냐는 질문에 "그런한 장면은 장점이 분명히 있다. 몰입을 도와주는 게 확실히 있다. 배우로 연기할 때는 감정을 고스란히 전할 때는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핏줄까지 연기하는 배우라는 네티진의 극찬에 대해서는 "핏줄은 연기하는게 아니라 원래 좀 나와있다. 피부가 얇아서 좀 비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완벽한 여성의 세련된 스타일링을 보여줬던 'SKY캐슬'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미성년'. 염정아는 "드라마에서는 스타일링을 잡을 때 제의견을 많이 넣긴 하는데 영화에서는 이미 분장팀이 확실히 컨셉을 정해놓으신다. 이번 작품에서 색조 화장은 전혀 들어간게 없고 오히려 피부결을 건조하게 베이스를 연출했던 것 같다. 그리고 초반에 나왔던 긴머리는 가발이다"고 설명했다.

염정아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영주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감독님은 감정을 과하게 올리는 걸 원치 않으셨다"는 그는 "영주는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라서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됐을 때 무너지더라도 그걸 보이지 않게 애썼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래야만 해야 사춘기의 딸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많이 참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으려는 사람이다"라며 "사실 영주를 연기하는게 너무 어려웠다. 차라리 내지르면 편한데 그럴수도 없고 그럴 수밖에 없는 영주의 마음도 이해가 가고, 그래서 더욱 어려운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염정아는 '미성년'을 찍으면서 '어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영화 찍는 내내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가 영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미성년이 무엇이고 성년이 무엇이냐는 건데 저 또한 어른이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나마 영화 속에서는 영주는 그나마 어른에 다가가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 말을 꺼낸 염정아. 진정한 어른의 조건에 대한 생각을 묻자 "개인적으로 어른이란 어떤 상황이든 객관적으로 멀리보려고 하고 감정에 많이 휘둘리지 않는 사람라 생각한다. 다. 이어 "저도 순간 순간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바로 반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VIP시사회에 염정아를 응원하기 위해 뭉친 'SKY캐슬'의 이태란, 오나라, 윤세아, 김서형 등 주연 배우들. 염정아는 'SKY캐슬' 배우들의 '미성년' 관람 후 반응에 대해 묻자 "다들 집에가면서 단체 카톡방에 저에 대한 칭찬, 영화에 대한 칭찬, 감독님에 칭찬을 주루룩 올려놓으시더라. 특히 감독님 존경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배우들이 나란히 쪼로록 앉아서 영화를 보는데 너무 좋더라"며 웃었다.

'SKY캐슬'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염정아. 그는 본인에 대한 대중의 기대가 한껏 높아진 것에 대해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부담은 없다. 그냥 좋다. 즐겁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완벽한 타인', 'SKY캐슬'로 관심이 늘어나고 사랑해주셔 기쁘다"고 덧붙였다. 공항사진까지 찍는 열성 팬들까지 생긴 것에 대해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젊은 남자 배우들을 따라다니던 팬들이랑 플래카드가 저를 따라다니니까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또한 제안 오는 시나리오의 숫자도 확 늘었다는 그는 "그럼에도 전이랑 똑같은 기준으로 작품을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시나리오 전체적인 짜임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역할은 항상 눈에 금방 들어오더라. 눈에 금방 들어오면 금방 결정하게 된다. 오래동안 고민하는 건 결국 안하게 되더라. 그래도 일단 책이 많이 들어오니까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넓으니까 좋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까지만해도 인터뷰를 하면 여성 배우들이 할 만한 시나리오가 정말 없었는데, 요새는 확실히 작품도 캐릭터도 굉장히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정말 기쁜 변화다"고 전했다.

한편, '미성년'은 김윤석이 메가폰을 들었으며 김윤석,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 등이 출연한다. 오는 4월 11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아티스트 컴퍼니,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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