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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준혁(35)이 배우로서의 야망과 삶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밝혔다.
이준혁이 출연한 '60일, 지정생존자'는 갑작스러운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을 잃은 대한민국에서 환경부 장관 박무진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지진희, 이준혁, 허준호 등의 열연으로 완성됐다. 특히 최종회는 6.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준혁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정생존자' 종영 소감과 근황을 공개했다. 이준혁은 '지정생존자'의 악역이었던 오영석이 '인생캐릭터'라는 대중들의 의견에 동의하며 "가장 최근에 출연했던 작품들의 인물이 인생캐릭터라는 말에 동의한다"며 "다시 올 수 없는 순간이기 때문에 지금의 저도 다시 올 수 없고, 돌아보면 그게 미흡했든 아니든 그게 가장 소중했던 순간인 거 같아서 가장 최근작품이 '지정생존자'다. 과거는 지금 특별히 의미가 없지 않나. 옛날 생각을 잘 안하게 된다. 핸드폰으로 사진도 잘 안 찍는데, 가끔 찍을 수 있지 않나. 찍고 옛날 것을 보면 슬프더라. 그래서 뒤를 잘 안 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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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인생 12년, '악역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드는 이준혁이지만, 정작 본인은 "악역보다는 선한 역을 더 많이 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대중들이 생각하는 이미지 속 '실장님' 역할은 단 한 번도 맡아보지 않았다는 반전까지 고백했다. 이준혁은 "악역은 오히려 적게 했고 선한 역이 더 많았다. '적도의 남자'를 악역으로 꼽는 분들도 있지만, 제 아역이던 임시완 씨가 뒤통수를 두 번 내리치며 악역이 된 케이스였고, '신과 함께'에서의 박중위도 사실은 사연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비밀의 숲'은 나중에 주인공을 도와주기 시작하니 시청자들이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람들은 주인공에 반하는 사람을 악역이라고 생각할 뿐"이라며 자신이 연기한 인물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러나 그는 "오영석은 악역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못박으며 "대사를 하며 스스로 내적인 갈등을 빚는 부분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다수 역할을 맡아온 이준혁이지만, 오히려 주인공과 주연급, 1번과 2번의 경게 등에 대해서는 미련이 없다는 입장. 배우로서 주인공에 대한 '야망'이 있을 법 하지만, 그는 "좋은 역할이 있다면 그 포지션에서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연기적인 욕심은 충분하지만, 역할에 대한 욕심이 특별히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었다. 이준혁은 "1번 주인공은 부담이 된다. 공적인 자리에서 자기소개도 제일 먼저 해야 하고, 회식을 주도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다"며 "어릴 때 연기를 준비할 때에는 먼저 TV에 나가 연기하는 사람이 신적인 존재로 보일 정도로 대단해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보다는 더 앞에 나와있는 느낌이다. 자리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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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은 '지정생존자'를 위해 9kg을 감량하며 완벽한 제복핏을 만들었고, 시청자들이 입을 모아 '외모 성수기'를 맞았다고 말할 정도로 잘생긴 외모를 자랑했다. 이준혁은 "로맨스는 좋은 대본이 있다면 하고 싶다. 제대로 된 로맨스를 해보지 않아서 좋은 게 있으면 한다. 로맨스라는 장르가, 멜로는 조금 더 나은데 로코는 나와의 싸움이 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멋있다는 스스로의 판타지를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어려운 일이다. 괴리감이 느껴진다"고 밝혔지만, 로맨스에 대한 욕심과 의지가 있음을 확고히 했다.
배우 개인으로서의 로맨스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안타깝게도 이준혁은 긴 시간동안 연애를 쉰 상태라고. 이준혁은 "열애설이 한 번도 없었다"며 "조용히 사는 것이 아니라 저 자체가 정말 '아싸(아웃사이더)'다. 존재감이 미비한 사람이라 작품을 할 때 겨우 밖으로 나오게 된다. 개인으로서의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며 "지금도 역시 열애 중이 아니다. 최근 영화 '분노의 질주'가 너무 보고 싶은데, 그건 제 생각에 데이트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함께 볼 사람이 필요한데 친구들은 다들 연애 중이라 볼 사람이 없다. 저에게 있어서 '분노의 질주'를 혼자 보는 것은 유원지에 혼자 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볼 때 상대의 리액션이 보고 싶어지는 시기인데,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지만 같이 볼 사람이 없다는 것은 슬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애에 대한 의지는 있다는 이준혁이다. "연애는 당연히 하고 싶다. 결혼을 생각해서 연애를 하는건 아니고 하다 보면 결혼을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는 외로움을 많이 타고, 워낙 혼자 있다. 제가 스캔들이 없는 것은 그냥 딱히 뭐 스캔들이 나도 재미있을 것은 아니라서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스캔들이 워낙 나지 않으니 남들이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저는 원래 한 번 만나면 진지하게 오래 만나는 타입인데, 연애를 많이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나같은 '핵아싸'는 그러기가 쉽지 않고, 그러고 싶지 않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준혁은 '60일, 지정생존자'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하며 휴식기에 돌입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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