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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빅뱅→승츠비→버닝썬→원정도박"…승리, 바닥 모를 추락의 9개월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08-28 15:09


경찰 조사에 출석한 승리.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가수 승리(29)가 또다시 경찰 조사에 임했다. 빅뱅 출신 성공한 사업가 '승츠비'의 그림자는 간데없고, 횡령과 성접대 의혹, 도박에 얼룩진 개인 승리만 남았다. 바닥 모를 추락의 연속이다.

승리는 28일 서울 중랑구 묵동의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혐의는 원정 도박,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이었다.

정장 차림으로 변호사와 함께 나타난 승리는 "성실한 자세로 경찰 조사에 임하겠다. 다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깊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도박 혐의나 판돈의 규모를 묻는 추가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승리의 경찰 조사는 지난 1월말 '버닝썬 게이트' 첫 보도에 따른 출두 이래 약 20번째다.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폭행 사건부터 성범죄, 마약, 경찰 유착, 성접대, 횡령 등 승리를 둘러싸고 있던 광범위한 스캔들은 급기야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대표까지 휘감은지 오래다. 이날 승리의 경찰 출두를 부른 원정 도박과 환치기 의혹 역시 승리와 양현석 전 대표가 함께 얽혀있다. 양현석 전 대표는 29일 경찰 출두가 예정되어있다.

승리는 2006년 '리얼다큐 빅뱅'을 통해 데뷔한 그룹 빅뱅의 막내다. 빅뱅 활동 초기에는 막강한 형들에 밀려 '철없는 막내' 외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과묵한 동료들 대신 해외 공연과 예능에서의 의욕적인 태도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이후에는 빅뱅 뿐 아니라 예능인이자 사업가로서 한결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됐다. 승리의 사업 분야는 댄스학원부터 카페, 유명 축구선수 호날두의 매니지먼트, 일본 음식점, DJ레이블, 클럽, 포차, 뷰티 브랜드를 망라했다.


'위대한 승츠비(승리+개츠비)' 캐릭터는 승리에게 인생의 절정기를 선물했다. 승리는 2018년 '나혼자산다' '짠내투어' 등 다수의 인기 예능에 출연하며 사업가로서의 자신을 어필했다.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진짜로 한다. 그렇게 신뢰를 받고 함께 고생한다", "내가 빅뱅 다른 멤버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게 사업이다. 많은 일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이젠 노하우가 생겼다" 등 승리의 말들은 열심히 사는 연예인의 명언으로 포장됐다.

하지만 승리가 "직접 운영한다"고 광고했던 클럽 버닝썬이 그를 무너뜨리는 아킬레스건이 됐다. '버닝썬 게이트'와 절친 정준영과의 '단톡방' 이슈는 승리를 연예계 은퇴의 길로 몰아붙였다. 2월 27일 첫 경찰 조사를 임할 때만 해도 영화의 한 장면 마냥 여유를 보이던 승리의 얼굴에는 어느덧 짙은 그늘이 내렸다. 3월 11일 연예계 은퇴를 선언할 때의 당당함도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비록 지난 5월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서울지방경찰청은 성매수, 성매매 알선, 횡령, 성관계 촬영, 식품위생범 위반 등의 혐의를 붙여 그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버닝썬의 이문호 전 대표가 마약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고,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 총경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유착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강남경찰서는 '특별인사관리구역'으로 지정됐고, 강남경찰서 경찰관 164명은 각기 다른 부서로 전출됐다.

승리의 원정 도박 혐의는 경찰이 지난 2월 버닝썬 게이트 수사를 받던중 승리가 자신의 사업 파트너에게 "2억 땄다. 갬블 혜택이 좋다. 담당자 소개시켜주겠다"라고 보낸 메시지를 확보하면서 포착됐다. 조사 결과 승리는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MGM호텔 카지노 VIP룸을 4차례 방문하는 등 수시로 현지에서 도박을 즐기는 한편, 도박 자금을 직접 환전이 아닌 '환치기' 수법으로 현지 조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만일 승리와 양현석 전 대표의 도박 자금이 YG USA를 통해 전달된 회삿돈으로 확인될 경우, 횡령 혐의도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렇게 승리는 다시 경찰 조사를 앞둔 포토라인에 섰다. 경찰은 28일과 29일에 걸쳐 승리와 양현석 전 대표의 상습 도박 혐의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경찰 조사에 출석한 승리. 사진=연합뉴스
1990년생인 승리의 입대 여부도 관심거리다. 당초 승리는 3월 25일 입대 예정이었지만, "무혐의를 확신한다.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입대하겠다"며 한차례 연기한 상태다.

6월 24일 부로 입영 연기가 만료되면서 승리는 다시 입영 대상자가 됐다. 승리의 입장은 자신만만하던 당시와는 많이 달라보인다. 경찰 조사 결과 승리가 구속될 경우 입영이 연기되지만, 불구속 상태일 경우 입영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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