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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평범함 속의 비범함이 빛나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딱 그렇다.
그러나 어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평범함 속에서도 빛이 나는 비범한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아놨다.
차 PD는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우리는 농담처럼 4-4-2 전술이라고 얘기하는데, 4만큼의 멜로, 4만큼의 휴먼, 2만큼의 스릴러라고 생각하고 있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드라마다"라고 자신있게 밝혔다.
아주 작은 사건들만 일어나고 있는 작은 도시 옹산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것도 바로 까불이의 존재다. 평범한 사건들 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보여주는 '동백꽃 필 무렵'이지만, 여기에 연쇄살인이라는 요소를 살짝 끼워넣으며 긴장감을 높였다.
적당한 웃음과 적당한 긴장감을 만들어낸 이는 임상춘 작가다. 임 작가는 2014년 MBC 추석특집 드라마 '내 인생의 혹'으로 데뷔한 뒤 KBS2의 4부작, 일명 '땜빵'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를 쓰며 주목받았다. 당시 '백희가 돌아왔다'는 '땜빵'에 4부작이라는 짧은 회차에도 불구하고, 종영 후까지도 꾸준히 관심을 받는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첫 장편 드라마였던 KBS2 '쌈, 마이웨이'(2017)로도 대히트를 치며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다. 임상춘 작가는 특히 모든 작품 속에서 소소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현실감 넘치는 드라마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동백꽃 필 무렵' 역시 그와 같은 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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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군생활 후 2년 만에 돌아온 강하늘도 좋은 폼으로 보답 중이다. 전역 후 곧바로 촬영장에 복귀한 그는, 황용식이라는 인물을 내면까지 받아들이며 열연 중이다. 게장골목 사람들도 한 명 한 명 '킬링포인트'를 담당한다. 동백의 첫사랑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김지석, 그리고 'NO규태존'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진상을 부리는 오정세나, 그의 아내인 염혜란, 그리고 고두심과 김선영에 이르기까지 모든 출연진이 '동백꽃 필 무렵'을 지탱하는 축이다.
'동백꽃 필 무렵'의 무기는 '위로'다. 공효진 역시 "지금까지 했던 드라마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드라마가 '고맙습니다'였는데, 그 드라마를 하면서 남녀노소 나이대 상관이 없이 위로를 받았다는 피드백이 많았던 작품이라 만족도가 높았고 따뜻해진 경험이 있었다. 얼핏 '고맙습니다'의 동네 사람들과 가족의 얘기 등으로 통해 느꼈던 만족감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시청자들 역시 '동백'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있다는 이들이 많다.
수백억대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만나는 가운데 찾아온 소박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오롯이 스토리의 힘으로 최고 시청률을 연일 달성하고 있다. 최근 12회는 12.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매회 시청률의 역사를 쓰는 중이다.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뿐만 아니라 대중의 환호까지 동시에 받고 있는 '동백꽃 필 무렵'의 상승세는 침체된 지상파 드라마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차 PD는 "지상파의 위기는 맞지만 지금까지 지상파가 너무 많은 걸 누렸기 때문"이라며 "한정된 매체와 콘텐츠로 지상파 채널 외 소비할 수 없는 상황을 독점적으로 누리다가 이제 진짜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 위기는 분명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에서도 부단히 노력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경쟁'을 대비한 '동백꽃 필 무렵'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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