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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차태현의 어머니이자 성우로 활약 중인 최수민이 59년 만에 만난 은사를 향해 묵혔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6일 방송된 KBS2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최수민 출연해 과거 어려웠던 환경 속 꿈을 잃지 않았던 소녀 최수민의 삶을 고백했다. 최수민은 1969년 TBC 성우극회 5기로 데뷔, '영심이'의 영심이, '달려라 하니' 나쁜 계집애 나애리, 엄지 역 등 7080 어린이들의 추억 속 목소리를 담당했다. 여기에 당대 톱스타들의 후시 녹음을 단골로 맡았을 정도로 '목소리 미인'으로 꼽혔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통해 생애 첫 연기에 도전, 호평을 받았다.
1945년 태어난 최수민은 "어머니가 43살에 나를 낳으셨다. 늦둥이다. 1남 4녀 중 막내다"며 "엄마가 중학교 2학년때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졸업 후 학교를 못 간 최수민은 15살 때 제약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며 학비를 마련, 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밝혀 모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공장을 다니며 어렵게 중학교를 마쳤지만 여전히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고등학교 진학이 힘들어지자 큰 돈을 선뜻 주신 은사가 바로 이절영 선생님이었다고. 최수민은 "과거 야간 학교를 다녔다. 그 시절에 만난 선생님을 찾고 싶다"며 "1만원이란 돈을 고등학교 입학금으로 내주셨다. 지금의 나를 만든 은사다"고 말했다.
50여년 만에 어린시절 살던 동네를 다시 찾은 최수민은 "엄마가 중학교 2학년 때 위암으로 6개월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그때는 '슬프다'라는 걸 몰랐다. 실감이 안났다"면서 "어머니 화장터에 못 가게 했다. 그때 엄마 흰 고무신을 보고 '엄마가 없구나'는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나더라. 우리 엄마는 늙은 엄마였다. 엄마를 보여주기 싫어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선생님과 헤어지게 됐다.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살아 계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이절영 선생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 최수민은 "떨린다"며 긴장한 마음을 전했고 곧이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선생님을 보고는 "선생님 계셨다"고 눈물을 흘렸다. 학창시절의 최수민을 기억하고 있던 선생님. 은사님은 "눈이 똑 같다"고 했다. 딸은 "2년 전만 해도 거동이 됐다. 지금은 귀도 잘 안들리신다"고 했다.
최수민은 "너무 죄송하다. 용서해달라"며 연신 미안함 마음을 전했다. 최수민의 은사는 "당시 아주 착실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 고등학교 진학을 못하면 우리가 여기서 선생 노릇 한다고 고생하는 것 자체가 별 의미도 없는 것 같고 최순자가 진학을 했으면 했다"며 "부유했던 친구에게 입학금 절반을 빌리고, 결혼 자금을 합쳐서 입학금을 도와줬다. '고등학교 진학해서 공부 잘 해서 쭉 네 앞길에 서광이 비치어라'라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줬다"고 진심을 건넸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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