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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이 육아 꿀팁부터 자신의 성장과정까지 아낌없이 나눴다.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에 대해 오은영은 "저희 아버지가 저 중학교 2학년 때 아프셨다. 초기 위암이셨다. 그 당시 암 진단을 받으면 다 돌아가시는 거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오은영은 "수술 전 날에 오빠와 저를 부르셨다. '내일 아버지가 수술 받는데 너무 동요하지 마라. 위암이지만 초기 상태고 괜찮을 거다'라고 하시면서 통장을 주셨다. 등록금이 모인 통장을 보여주시면서 '혹시나 무슨 일이 있어도 공부는 열심히 해라'라고 하셨다"며 "방에 들어왔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더라.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를 한 적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오은영은 "정신과 의사가 되기로 한 건 의사 면허를 받고 인턴을 하는데 마취과에 배정이 됐다. 마취과는 출근을 하면 못나온다. 마취과를 경험하고 느낀게 나는 '마취과는 절대 못하겠다'라고 생각했다"며 "저는 좀 나불나불 해야 한다"고 농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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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저도 어릴 때니까 멋 모르고 다녔는데 대중목욕탕을 가서 여탕으로 들어가려 하면 매표소 아주머니가 '사내 녀석이 여탕에 들어가려고'라면서 혼내셨다. 대성통곡을 했다. 그때 이후로 '나는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 결심했다. 어머니도 허락하셔서 초등학교 때부터 길렀다"며 회상했다.
오은영은 재능만큼 취미도 확고했다. 오은영은 "제가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의사의 삶이 바쁘지 않냐. 꼭 배우고 싶었던 게 발레, 댄스 스포츠였다. 강미선 발레리나에게 발레를 배웠다. 7시간 쉬지 않고 배워서 1분 공연, 박지우 선생님께 댄스스포츠도 배웠다. 칭찬을 많이 받았다"라 자랑했고, 김용만은 "힌트용 개인기로 하자"라며 즐거워했다.
'아내 업고 달리기 경주의 우승상금 책정 방법'의 정답은 '아내 몸무게의 5배에 달하는 상금'이었다. 김용만은 "나는 못한다. 내가 요즘 하체가 안좋다"며 작아졌다.
'부부싸움'에 대해 오은영은 "저도 한다. 불륜 소재의 드라마가 있지 않냐. 주말에 같이 보면 보다가 째려 본다. 남편은 '갑자기 왜 그래'라고 한다. 그런 드라마는 그렇게 해줘야 재미가 있다. 그렇게 논다. 티격태격하고 의견이 안맞을 때도 있지만 크게 싸우는 편은 아니다"라고 농담했다.
의과대학 캠퍼스 커플이었던 오은영 부부, 그는 "저희는 10교시까지 있다.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있다 보니까 서로의 장 상태도 안다. 서로 끈끈하다. 전우애가 불탄 거다"라고 추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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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은 "물리적 힘에 대한 두려움은 평생에 걸쳐 감정 상태에 영향이 간다. 부모한테 버림 받는 듯한 말은 언어적 폭력이다"라고 의사로서 충고했다.
오은영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방송을 하면서 매를 수거하면서 다녔는데 1위가 효자손이다. 두 번째가 파리채다. 우산, 전기줄, 골프채도 있었다. 골프채 수거는 강력 반대를 하시더라. '렸다'기보다 겁을 준건데 그것도 체벌과 비슷한 공포다"라고 했다.
오은영도 체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오은영은 "두 번 있다. 제 머리끈을 보물 상자에 넣어놨는데 집에 오니까 없더라. 엄마가 동네 아이에게 주신 거다. 저한테 안 물어보고, 그래서 제가 따박따박 따져 물었다. 저희 어머니는 순하시다. 지켜보던 아버지가 '네 것이 어디있냐. 다 부모가 사준 거다'라고 하셨다. 종아리를 맞았다"라고 회상했다.
오은영은 "결혼할 때도 '아버지 죄송하지만 저는 물건이 아닙니다'라며 남편에게 아버지가 손을 넘겨주는 걸 반대했다. 그래서 저는 남편하고 손 잡고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뭐라고' 싶긴 하다"라고 확고했던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 말했다.
오은영은 "건강검진으로 초음파를 봤는데 담낭에 악성종양으로 보이는 혹이 보였다. 진료를 봤는데 '만약 악성이면 6개월 정도다'라고 하셨다"라며 의사가 신변정리를 권했다고 했다.
오은영은 "남편한테 말했더니 부들부들 떨면서 통곡을 했다. 남편의 손을 잡으면서 '너무 고맙고 사랑했다. 19살, 20살에 만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만나 아이낳고 살았다. 내가 가더라도 혹시 좋은 사람 있으면 괜찮다' 했더니 남편이 울더라. '무슨 소리를 하느냐'고"라며 남편의 반응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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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수술을 받고 깨어났는데 담낭은 다행히 괜찮았다.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됐다. 수술을 잘 받고 회복했다. 그때 그 마음을 가지고 그 다음부터는 아들뿐 아니라 아이들한테 굉장히 너그러워졌다"라고 돌아봤다.
오은영은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생각한 마이클 펠프스의 일화에 "정신과 전문의가 말리는 행동이 있다. '정신차려, 너보다 힘든 사람 더 많아'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우울한 건 약하거나 성격이 나쁜 게 아니라 뇌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이 감기처럼 훅 온다. 인생의 60%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우울을 겪는다. 우울한 사람은 '내가 우울하다'라고 말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우울증이 있다고 말해주는 것이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라며 정답을 단 번에 맞혔다.
오은영도 우울을 느낀 적이 있었다. 오은영은 "저는 제 감정의 정체를 알아채보려고 노력한다. 한 발 물러서서 보는 거다"라고 스스로에 대한 자가진단법을 말했다.
오은영은 "저희가 처음엔 얹혀 살다가 이제는 '부모님을 모시고 산다'고 하는데 아직 분가를 못한 셈이다. 아버지가 91세 어머니가 87세시다. 아랫층에 사시는 시아버지는 92세, 어머님은 87세시다. 한 아파트에 같이 사신다. 가끔 마주치면 '오랜만이다'라고 하신다"라며 미소지었다.
오은영은 "오늘 너무 좋았다. 또 나오면 안되냐. 꼭 다시 불러 달라"며 만족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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