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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대화의 희열3' 제시가 단단한 내면을 갖게 된 데에는 연이은 실패가 있었다. 제시가 '센 언니'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너져도 계속 일어나며 생긴 상처들을 스스로 돌보고 아물기 했기 때문이다.
'눈누난나'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무려 1억 뷰 이상. 특히 이효리가 지원사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두 사람은 화사, 엄정화와 함께 환불원정대를 결성해 음원차트를 휩쓸었다. 제시는 이효리와의 인연에 대해 "효리 언니가 '놀면 뭐하니?'에서 제 얘기를 했다. 효리 언니랑은 예전부터 알고 지냈다. 이효리, 이은주와 셋이 한국의 TLC 느낌의 그룹을 만들려고 한 적이 있었다"며 "'놀면 뭐하니?'에서 언급해줘서 고맙다고 연락했는데 진짜 하고 싶다더라. 용기 내서 '눈누난나' 뮤직비디오 얘길 했는데 너무 좋다고 해줬다"고 밝혔다. 제시는 '눈누난나'에 대해 "타이밍이 너무 잘 맞았다. 저는 항상 작전을 짜면 안 되더라. 마음을 풀고 즐기자 해서 나온 곡"이라고 설명했다.
제시는 미국에서 자랐던 어린시절부터 데뷔 후 숱하게 겪었던 실패를 떠올렸다. 제시는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에 대해 "통통하고 안경 끼고 다녔다. 맨날 놀림을 당했는데 계속 참았다. 이르고 싶지 않아서. 그런데 어느 순간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지?라는 걸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후 자신에게 동양인 비하 제스처를 취한 학생에게 처음으로 분노의 목소리를 냈지만 선생님에게 오히려 벌을 받았다고. 그럼에도 제시는 이후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이 없었다며 목소리를 낸 후 겪은 긍정적 변화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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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국어를 아예 몰랐던 제시는 걱정하는 가족들을 안심시키며 13살의 나이에 홀로 한국에 왔다. 2년 후 '제2의 보아'라는 타이틀로 화려하게 데뷔한 제시. 유희열은 "엄청 힘줘서 데뷔했다. 유망주였다. 그때 제작비가 8억 정도 들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비용은 모두 적자로 돌아왔다. 노란 머리, 배꼽티, 피어싱 등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스타일로 활동했던 제시는 어린 나이부터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을 느꼈다. 제시는 "뭘 해도 욕먹는다는 걸 느꼈다. '제2의 OO' 붙는 게 너무 싫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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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윤미래 후임으로 업타운에 들어가며 순조롭게 활동하는 듯했던 제시. 그러나 업타운의 활동 중단으로 또 실패를 겪었다. 제시는 "다 포기했다. 사람들은 기다리라고 했지만 아니었던 것 같았다"며 "다 포기하고 노는데 도레미에서 '인생은 즐거워'라는 곡을 내자고 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그 노래를 부르던 제시는 인생이 가장 즐겁지 않았을 때였다. 제시는 "그 노래가 정말 싫었다. 인생이 즐겁지 않았는데. 그래도 계약 기간이 남아서 이 활동만 끝나면 미국에 가겠다 결심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결심한 대로 활동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간 제시. 미국에서 검정고시 시험도 합격하며 다시 일상을 되찾던 제시지만 또 음악을 할 계기가 찾아왔다. 제시의 커버 영상을 본 한국 제작자가 제시를 다시 한국으로 부른 것.
제시는 모든 걸 이겨내겠다는 각오로 한국에 왔지만 또 잘 풀리지 않았다. 제시는 "잘 곳이 없어 사우나에서 잤다. 의지할 곳도 없고 창피했다. 혼자 소속사를 찾아 다녔다. 다행히 YMC 사장님이 받아줬다"며 "그런데도 안 되더라. 그래서 음악을 포기하기로 했다. 그때 엠넷에서 프로그램 섭외가 왔다. 저는 여기가 너무 싫고 상처만 받았다고 안 한다 했는데 또 찾아오더라"고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하게 된 일화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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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는 "아무리 해도 날 받아주지 않고 사람들한테 나는 그냥 '센 사람'이었다. 그게 너무 싫었다"며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런 제시를 잡아준 건 부모님이었다. 제시는 "그때 엄마 아빠를 생각하며 정신을 차렸다"며 "2005년부터 넘어짐과 힘든 경험이 없었으면 저는 여기까지 못 왔다. 사람으로서 강해졌다"고 밝혔다.
제시는 '생리', '가슴', '성형' 등 여자 연예인으로서 언급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방송가의 한계를 깼다. 이에 대해 제시는 "다 오픈 마인드가 됐으면 좋겠다. 나는 하지 말라고 할수록 더 하고 싶다. 옷이 야하다 하면 더 야하게 입고 싶다. 입술이 너무 크다고 하는데 어쩌라고. 내가 좋아해서 필러를 한 건데 왜 못생겨졌냐 한다. 내 얼굴이고 내가 만족하면 된 거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 덕에 제시는 어른들로부터 "내 딸이 제시처럼 됐음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제시는 "그럴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구나 싶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제시는 "자신감을 갖고 태어나는 건 아니다. 스스로 가르쳐줘야 한다"며 "일어나자마자 저는 항상 고마움을 갖는다. 스스로 예쁘고 잘한다고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단단한 자신감의 비결을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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