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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윤혜진이 다시 현역 발레리나 시절로 돌아간 듯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김성용은 "그 무대 이후로도 윤혜진이 무대로 돌아가고 싶어 할 때마다 '늦지 않았다'라고 했다"라며 윤혜진을 응원했다고. 윤혜진은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는데 해방의 시간을 가지면서 '윤혜진만을 위한 작품'을 만들기로 했다. 발레와 달리 현대무용은 창작 안무가 많다. 모든 무용수의 로망은 '내 작품' '내 안무'라서 시간이 생겼으니 작품을 위한 초석을 다져보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윤혜진은 "너는 시간을 내서 춤연습 해야한다고 해놓고 네 아내는 지금 애를 둘이나 낳지 않았냐"라고 타박했다. 육아 때문에 쉬고 있는 김성용의 아내 '무용수 박은영', 김성용은 "보면 사실 미안한 마음이 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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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은 쉽지 않은 '점 찍기'에 난감해 하면서도 점차 감을 잡아갔다. 윤혜진은 음악을 틀겠다는 말에 "아직 지금 내게 음악은 사치다"라고 겸손을 보이면서 차분하게 발레 동작과 점 찍기를 응용한 동작들을 선보였다. 윤혜진은 음악이 틀어지지 않자 "내심 기대했는데 천재가 보기에는 아직 아닌가보다"라고 농담하며 김성용과 함께 즉흥 안무를 발전시켰다. 완성된 안무로 시작된 윤혜진의 안무는 천재의 연주에 맞춰 반복하고 또 반복됐다.
윤혜진은 발레단 시절 매일 같이 갔던 토슈즈 천국 반레용품숍을 찾았다. 사장님은 "몇 년 만이냐. 무슨 일이냐. 아줌마가 됐는데도 안변했다"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윤혜진은 "저번에 후배의 토슈즈를 신어보, 그날 조금 가능성을 봤다. 그 감각을 잊기 싫어서 정성 스럽게 내 걸 만들어보자 싶어서 왔다"라고 털어놓았다.
사장님은 "오랜만에 이 발을 봅니다"라면서 아련해 했고, 윤혜지은 "그냥 발레단 시절도 아니고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 처음 토슈즈를 신을 때 감각이었다"라며 감격해 했다. 사장님은 "똑같은 종류의 신발인데도 만든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르다"라며 물건을 고르는 윤혜진에게 공감했다.
윤혜진은 "제 발을 아직도 그렇게 기억해주시는 게 좋았고 감사했다"라고 고백했다. 나무로 만들어져 생각보다 단단한 토슈즈, 사장님은 "발등이 그렇게 예쁘게 나오다니. 오랜만에 해도 죽지 않았다. 예쁜 고고새"라 했지만 윤혜진은 "발레를 안하면 쓸데가 없다"라고 머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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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때는 (토슈즈를) 박스로 샀었다. 일 년 전에 선주문을 했다. 제 걸 만들어주는 선생님이 언제 어떻게 되실지 모르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몇 백 개를 사는 거다. 한 켤레에 15만 원 정도 된다. 어떻게든 오래 신으려고 꿰매서 신고 한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100켤레면 약 1500만 원 정도, 윤혜진은 "집에 있는 박스에 토슈즈 모아놨는데 그 박스를 못꺼내고 있다"라 회상했다.
사장님은 "그때가 17, 18년 전이다"라며 윤혜진과 추억을 언급했다. 윤혜진은 "사실 토슈즈는 그냥 '필요 없으니까'라 생각해 당연히 꺼내놓을 필요가 없었다. 그 토슈즈를 보면 더 하고 싶고 속상해할까 봐 안 보이는 곳에 넣어놨다"라고 속상해했다.
이어 "이제 끝난 거고 나 이제 무대 안 서니까... 이 해방의 시간을 가지면서 토슈즈를 다시 신어보게 됐다. 반가웠다. 오랜만에 만난 베프 느낌이었다. 이걸 또 사니까 욕심이 또 생겼고, '윤혜진의 토슈즈'를 다시 만들어 봐야겠다"라고 인터뷰했다.
윤혜진은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만든 안무를 본 어머니는 "네가 추는 걸 조금 더 보고 싶다"라고 했다. 윤혜진은 "오늘 느낀 건 토슈즈가 비싸서 엄마가 힘들었겠다 싶었다. 빚을 졌다면서"라고 했다. 어머니는 "그 값을 네가 다 해줬다. 내가 즐겼다. (그러면 토슈즈) 꿰매고 무대로 가시나"라고 했다. 윤혜진은 "지온이가 신세계여서 내 무대에 미련이 없지 않냐"라 농담했지만 어머니는 "뭐 이걸(안무 영상) 보니까... 남들한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라 본인이 즐길 수 있고 더 나이 들기 전에..."라면서 딸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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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슈즈에 달려있는 리본은 직접 꿰매야 했다. 허재가 "왜 이렇게 어렵게 파냐"라 묻자 윤혜진은 "리본이 되어있는 것도 있는데 그것도 발레리나가 다 ?惠뻤 다시 꿰매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열심히 리본을 꿰매며 윤혜진은 "이거 예전엔 선수처럼 했는데"라고 추억에 참겼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연습복까지 꺼내 입었다. '빈사의 백조'에 윤혜진은 "발레리나들이 은퇴할 때, 연륜이 쌓여야 할 수 있는 작품 중 하나다. '빈사의 백조'는 언젠가 다시 할 거 같은 거다"라며 춤을 선보였다. 윤혜진은 "다시 연습실 가고 싶다. '점'도 좋은데 클래식이 역시 좋다"라며 자신의 발에 "발레리나 발 같다"라고 기뻐했다. 현역 시절 상처투성이였던 발, 윤혜진은 "저 때가 제일 많이 상처가 많았었는데 제일 기분이 좋았던 때다"라고 반가워했다.
그는 "몇 년 동안 미뤄놨던 해보고 싶었던 시간을 이뤘다. 무용수로서도 뭔가 배우는 시간이 됐고 다시 한번 특별한 시간이 됐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오늘이 좋은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라고 마무리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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