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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공감의 코미디. 류승룡(51)이 보여주는 코미디 연기의 핵심이다.
'장르만 로맨스'에서 류승룡이 연기하는 김현은 전 국민이 아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내놓은 이후 무려 7년째 슬럼프를 겪는 중인 작가다. 원고 마감 날짜는 다가오는데 글은 마음처럼 써지지 않아 답답해 하던 그는 우연히 천재 작가 지망생 유진(무진성)의 놀라운 습작 소설을 보고, 그에게 공동 집필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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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장르만 로맨스'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 영화는 여러명의 캐릭터가 나오기 때문에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는 힘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또 굉장히 독특하고 공감도 되는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보고 여러 상상을 하게 됐는데 시나리오를 덮으니 마치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읽으면서 연기를 하게 되더라"고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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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조은지 감독에 대한 엄청난 애정과 신뢰를 드러낸 류승룡은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는 조은지 감독과 작업을 '딱 들어 맞는 주파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류승룡은 "배우는 양질의 스트레스를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잘 안풀리는 장면들을 촬영하기 전날에는 잠도 잘 자지 못한다. 그런데 이번 영화 현장에 가면 감독님이 똑같은 고민을 밤새 했더라. 그리고는 그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줄 때가 있다. 그때 정말 소름이 끼친다. 그럴 때 마다 정말 깜짝 깜짝 놀랐다. 감독님이 시나리오 안에 온전히 젖어 있고 쏙 들어와 있구나 싶더라. 그리고 배우의 입장으로 본인이 다 해보는 구나 싶었다. 그래서 더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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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전 와이프, 친구, 아들 등 여러 인물들과 다양한 케미를 선보이는 류승룡.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김현에게 사랑을 느끼는 젊은 남자 작가 지망생 유진과의 케미다. 유진 역의 신예 무진성은 영화에 몰입하기 위해서 영화 촬영 내내 류승룡의 사진을 휴대폰 프로필 사진으로도 지정해 놨다는 사실을 제작보고회에서 전한 바 있다. 류승룡은 그런 무진성을 보고 어땠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도 극중 현과 비슷한 리액션을 했다"라며 웃었다. 이어 "저도 학교 다닐 때 그런 매소드 연기를 많이 했었다. '거룩한 계보' 할 때는 익산 교소도 세트장에서 잔 적도 있다. 사형수 역할이라서 감독 체험을 하고 싶었다. 매니저를 보내고 혼자 자다가 너무 무서워서 다시 숙소 가서 자고 그랬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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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라는 예술가로서 극중 성공 이후 슬럼프를 겪는 소설가 현의 모습에 크게 공감하기도 했다는 류승룡은 "건강하려고 운동하려는 사람하고 운동이 직업인 선수분들은 다르지 않나. 그런 것처럼 현이라는 인물이 글이 좋아서 썼던 글이 큰 공감을 얻어낸 건데, 양육비와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 글을 쓰려다 보니 잘 쓰지 못한다. 그래서 슬럼프에 정체 돼 있는 인물이다. 배우로서도 그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저 또한 남편이고 아들이고 사위이고 아빠이고 사회인인데, 가장으로서 삶의 구성원으로 짊어 지고 있지 않나. 그런데 영화라는 게 자본주의사회에서 숫자로 표현되고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화 성적이 좋지 않으면) 자신도 없게 되고 의기소침해지고 눈치를 보게 된다. 괜찮아 잘하자 잘하자 하지만 움추려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라며 "그럴 땐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려고 하고 많이 걸으려고 한다. 집이 아닌 제주 올레나 지리산 둘레길, 인제 천리길 등에 틈날 때 마다 가서 걸으면서 내면의 소리를 들으려고 한다. 그게 일종의 슬럼프 극복 비법인 것 같다. 그렇게 걷고 와서 우리 아이들과 아내를 본다. 저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엔진인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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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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