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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지훈(비)이 40대를 맞이하며 '내려놓음의 미학'을 배워갔다.
정지훈은 "처음 대본을 읽고는 하고 싶다는 마음보다 '되게 고생하겠다' 싶었다. '이거 잘못하면 큰일 나겠다.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1부를 읽고는 '욕심이 좀 난다' 싶었고, 고생스럽겠지만 배우로서는 한단계 더 배워가고 발전할 수 있는 그림이 그려졌다. 그래서 '이건 욕심이 나서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지훈은 그렇게 '웰컴2라이프' 이후 2년 만에 안방에 복귀했다. 그는 "중간에 미국에서 오디션도 봤었고, 미국에서 할 작품도 있었는데 팬데믹으로 못가게 됐다. 본의 아니게 '싹쓰리'도 하게 되고, '먹보와 털보'라는 넷플릭스 예능도 찍게 되면서 대본을 받았는데, 늘 똑같은 역할의 비슷한 캐릭터만 들어오다가 이건 의사 역할은 처음이다 싶어서 궁금해서 읽데 됐다. 1부를 읽고 2부가 자연스럽게 넘어갔고, 2부를 읽고 3 4부가 자연스럽게 읽히게 되더라.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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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술신이 압권이었다. 정지훈은 "수술 방법, 수술 도구 등 연기를 위해 노력했고, 저희가 시도했던 것은 커트마다 끊어서 가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의사처럼 도구를 이용해 살을 찢고 메스를 이용하고, 뼈를 고정시키고 홀드시켜놨던 철사를 빼내고, 다시 꿰매는 수처 연습까지 많이 했었다. 저와 김범 배우, 유이 배우까지 그런 것들을 하며 차영민이란 캐릭터에 많이 녹아들었고, 제가 발음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연기할 때만큼은 발음을 좋게 하려고 트레이닝하는데, 차영민이라는 캐릭터를 하면서 높낮이와 상황 변화에 따른 표정 변화들. 그리고 고스트가 된 차영민의 코미디적인 블랙 코미디, 허당기를 넣어서 차별화를 어떻게 둘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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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노력한 만큼 본인의 만족도를 묻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에게 평가를 돌렸다. 정지훈은 "사실 이걸 제가 판단할 수 없듯이. 연기도 마찬가지다. 이건 관객 여러분이. 시청자 분들이 평가해주시니. 연기에 대한 만족도나 평가보다는 고스트 닥터를 어떤 의미로 해석이 되느냐를 말씀드리자면 일하는 사람으로서의 한층 더 성숙해졌다는 느낌. 또 잘 버텼고 고뇌했고, 스트레스 받았고, 희로애락이 다 담긴 어떤 하나의 수술을 잘 끝낸 느낌을 받았다. 6개월간 해온 하나의 수술을 잘 끝낸 느낌"이라며 미소지었다.
시청자들의 평가를 직접 찾아보지는 않는다는 정지훈이지만, 주변의 평가와 반응은 뜨겁게 느꼈다. 먼저 아내인 김태희의 반응에 대해서는 "가족들과는 절대 일 얘기를 하지 않는다"며 "제가 나오면 응원을 해주거나 서로 평가는 하지 않는다. 아무리 그게 좋든, 안 좋든, 박수를 쳐주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서로 응원해준다"며 김태희의 따뜻한 반응을 언급했다.
'싹쓰리' 팀과 털보 형, 노홍철의 응원도 이어졌다고. 정지훈은 "린다(이효리) 누나는 최근에 봤다. 촬영 때 잠깐 봤는데 제가 드라마에 나오는 꼴을 보지를 못하겠다고 꼴 보기 싫다더라. 어쩌겠나. 그게 제 직업인데. 그래도 봤다는 게 어디냐. 원래 잘 안 보시는데 보더라. 저의 본 모습이 더 좋다고 하셨다. 멋있는 척하고 가식적인 것 같아서 싫다고 하시더라. 그냥 꼴보기 싫은 것 같다"며 "농담이다. 누구보다 제가 잘 되는 것을 좋아해주는 우리 누나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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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놀리고, 누군가는 멋있다고 했던 '깡' 신드롬을 거치며 정지훈도 내면의 변화를 이뤄갔다. 그렇게 임인년 새해를 맞아 마흔, 불혹의 길에도 접어들며 생각 또한 바뀌었다고. 정지훈은 "40대는 더더욱 내려놓음의 미학이다. 더 내려놓고 대화하고 싶고, 안되면 안되는 대로,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인정하고 싶고, 성공하면 성공한 대로 겸손하게 인정받고 싶다. 저는 예전대로 최선을 다하고, 꿋꿋이 열심히 하고 버티는 것이 저의 마음가짐이다. 저의 40대는 가족과 50%, 나머지 45%, 또 그중의 5%는 바이크를 타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정지훈은 '고스트 닥터' 종영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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