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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데뷔 10년, 수술로 3년 공백"…'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조윤서, 눈물로 쓴 연기 2막(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3-02 09:49 | 최종수정 2022-03-02 11:0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건강 악화로 예상치 못한 3년의 공백기를 갖게 된 배우 조윤서(29). 뜨거운 열정과 끝없는 노력으로 포기하지 않은 그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통해 다시 날아올랐다.

휴먼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박동훈 감독, 조이래빗 제작)에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 한지우(김동휘)의 유일한 친구 보람을 연기한 조윤서. 그가 2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출연하게 된 계기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과 애정을 밝혔다.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는 천재 수학자 이학성(최민식)이 자신을 찾아온 학생 한지우에게 수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르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정답보다 중요한 올바른 풀이 과정의 가치를 일깨우는 의미 있는 메시지와 수학이라는 사실적이면서 독특한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내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김동휘와 티키타카 호흡을 맞춘 조윤서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2012년 드라마 '가족의 탄생'으로 데뷔한 이후 '응답하라 1994' '마인'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쌓은 조윤서는 '창궐'(김성훈 감독) 이후 4년 만에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로 스크린에 컴백, 명랑하고 강단 있는 성격의 보람으로 변신해 극의 활력을 더했다. 특히 조윤서는 원주율로 만든 음악 '파이송'의 피아노 연주 장면을 위해 매일 7시간씩 연습,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기로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날 조윤서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개봉을 앞두고 "큰 배역을 맡은 첫 영화이다.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떨리고 기대감도 있고 또 두근두근하다. 개봉에 앞서 진행된 GV(관객과의 대화)에서 보는 이들이 좋게 영화를 봐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10대 고등학생을 연기했는데, 내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보일지 걱정했지만 GV 반응이 좋아 뿌듯하다. 개봉 전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출연이 간절했다는 조윤서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흔치 않은 착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따뜻한 영화를 좋아했는데 이 영화를 같이 하고 싶었다.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다. 밝고 정의로운, 당찬 매력이 좋았다. 그래서 피아노를 칠 수 있다고 거짓말까지 하면서 열정을 보였다. 박동훈 감독에 따르면 보람 역할이 캐스팅이 가장 마지막에 됐다고 하더라. 어두울 수 있는 영화 내용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이었는데, 박동훈 감독이 날 보자마자 보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 출연 과정을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 '파이송'을 완벽히 소화한 조윤서는 "'파이송'이 정말 난이도가 너무 높아 힘들었다. 이렇게까지 어려운 곡인지 모르고 칠 수 있다고 했는데, 대본을 본 뒤 너무 복잡하더라. 피아노 선생님도 '나도 연습해서 칠 수 있을 것 같다'며 걱정하더라. 오디션 당시 거짓말을 한 것도 있고 무조건 해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매일 피아노 연습실에 가서 7시간씩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 선생님이 '입시 때도 이 정도로 연습을 못 했다'라고 하더라. 해내서 뿌듯하다"고 밝혔다.


대선배 최민식을 비롯해 충무로의 기라성같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것도 조윤서에게는 특별한 경험이 됐다. 조윤서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시나리오 리딩 전까지 위축도 됐고 무섭기도 했다. '내가 과연 이 작품을 해낼 수 있을까?' 고민과 의심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연기를 시작하면서 그런 고민이 다 풀어졌다. 많이 준비하고 연구했으니까 자신감도 생겼다. 무엇보다 최민식 선배와 박동훈 감독이 굉장히 내 연기에 힘을 많이 실어줬다. 모니터할 때 '너무 잘 하고 있어' '네 배역은 네가 제일 잘 하고 있다' 등 힘을 실어줬다. 그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했던 것 같다. 최민식 선배와 감독에게 감사하다. 우리나라에서 '대배우'라는 수식어를 가진 선배와 연기를 하게 됐다. 최민식 선배와 첫 촬영이 '파이송' 연주 신이었다. 나와 최민식 선배의 투샷을 모니터했는데 그 순간 감동과 희열이 밀려왔다"고 밝혔다.


또한 최민식을 떠올리며 "그동안 최민식 선배의 영화가 강렬해서 무섭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직접 만난 선배는 굉장히 러블리하다. 장난도 많으시고 애교도 있으시다. 무섭고 딱딱한 선배인 건 아니었다. 촬영하면서 느낀 부분은, 대선배이고 연기를 오래 했는데 항상 후배들에게 '네가 하는 게 맞아'라며 용기를 준다는 점이다. 후배의 연기를 수용하는 범위가 굉장히 넓었다. 나도 최민식 선배처럼 '배우 대 배우'로 봐주는 선배가 되고 싶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12년 연기를 시작해 올해 데뷔 10년 차라는 조윤서는 "'응답하라 1994'에서 해태(손호준) 오빠 첫사랑 애정이로 출연하기도 했다. 어느덧 올해 데뷔 10년 차인데 정말 벅차다. 처음 시사회 때 크레딧에 내 이름이 있었다. 그걸 보면서 '그동안 내가 잘 버텼구나' 생각이 들어 더 벅차올랐다"며 "올해 데뷔 10년이 됐지만 이제 시작이란 느낌이 요즘 많이 든다. 10년이라는 게 잘 느껴지지 않는다. 너무 행복하고 신기하고 벅찬 상태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열심히 쉬지 않고 뛰어온 것 같다. 기다림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배우라는 직업은 선택을 받는 직업이지 않나? 그래서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하고 있지만 반복된 오디션과 기다림, 지침이 지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3년이라는 공백기를 겪어야만 했던 과정도 전했다. 2016년 MBC 드라마 '행복을 주는 사람' 출연 당시 혈관질환 투병으로 중도하차 하게 된 조윤서는 "또 10년 중 3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3년간 몸이 아팠다. 수술을 크게 하고 쉬는 시간을 길게 가졌다. 공백기를 갖고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하게 됐는데 그래서 이 작품이 내게 다시 시작과 같다"고 곱씹었다.

윤서에서 본명 조윤서로 다시 활동하게 된 이유도 전했다. 그는 "포털사이트에 내 이름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야한 언니(성인 배우)가 나온다. 그런 이유로 첫 소속사 제안을 받아 윤서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데 아빠가 굉장히 서운하게 생각하더라. 나 역시 늘 성을 붙여 활동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공백기를 끝내고 컴백한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부터 성을 붙여 본명으로 활동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번 소속사에도 열심히 활동해서 내 이름으로 그 언니를 이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나는 화려하고 예쁜 외모는 아니다. 옆집에 흔히 있는 외모를 가졌다. 그게 한편으로는 내 장점인 것 같다. 또 메이크업에 따라 변하는 얼굴인데 그래서 배역마다 변신할 수 있는 강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얼굴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연기 인생 2막을 연 소회를 전했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신분을 감추고 고등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탈북한 천재 수학자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민식, 김동휘, 박병은, 박해준, 조윤서 등이 출연했고 '계몽영화' '소녀X소녀'의 박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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