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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원작자 연상호 감독 인정..김동욱·김성규 '돼지의 왕' 던지는 메시지 (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3-15 15:02


사진=티빙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원작자 연상호 감독도 인정한 드라마판 '돼지의 왕'이 찾아온다.

15일 오후 티빙은 새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탁재영 극본, 김대진 김상우 연출)의 제작발표회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행사에는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 탁재영 작가, 이재문 제작자가 참석했다.

'돼지의 왕'은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며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를 담는 작품. 친구이자 형사인 정종석(김성규)을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대담하게 남기고 사라진 황경민(김동욱)과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합세한 강력계 형사 강진아(채정안) 세 사람의 쫓고 쫓기는 치열한 추격전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박감을 안긴다.

특히 '돼지의 왕'은 2012년 칸 국제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의 메시지와 분위기, 고유한 결을 유지하면서 티빙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각색하며 확장된 세계관, 감각적 연출, 그리고 원작에는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가 예측 불가한 파격적 재미를 추구한다.

연상호 작가의 원작인 '사이비'를 '구해줘2'로 제작한 바 있는 이재문 제작자는 "작가님과 연상호 감독님이 오래되셨다. 전작이 '구해줘2'인데 '구해줘2'를 할 때 연상호 감독님의 '사이비'를 리메이크했다. 처음에 볼 Œ 충격적인 게 있었고, 연상호 감독님이 '사이비는 했으니 돼지의 왕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을 때 주저함이 없었다. 어느 매체에서 받아줄지 걱정은 했지만, 탁재영 작가님의 대본을 보고 의심 없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님은 완성본을 보고 너무 감사하게도 재미있었다고 해주셨다"며 "감독님, 그날 저희에게 이런 좋은 작품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다. 원작을 뛰어넘을 수는 없었지만, 드라마로서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작품을 만들려고 애썼다. 모쪼록 감사하다"고 밝혔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드라마로 만들게 된다는 것은 부담감이 따르는 일. 탁재영 작가는 "제가 대본을 쓰면 항상 스스로 되새긴 것이 두 가지였다. '돼지의 왕'의 팬이었고 그당시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 절대 원작 팬들을 배신하지 말자는 생각이 있었고, 또 하나는 '돼지의 왕'을 모르는 분들, 혹은 거리감이 있던 분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드라마를 써야겠다는 두 가지에 중점을 뒀는데, 그러다 보니 원작에서 주요하게 갖고 있던 메시지는 그대로 리메이크를 하고 성인 분량은 리부트를 하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추적 스릴러의 재미를 강화해서 처음 보는 분들도 충분히 몰입감 있게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원작에선 피폐해진 성인들이 과거를 떠올리는 이야기라면, 드라마에서는 끔찍한 과거를 겪은 성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사진=티빙 제공
배우들의 존재감도 훌륭했다. 김동욱과 김성규, 그리고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인 강진아를 연기하는 채정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우들이 '돼지의 왕' 세계관에 존재한다.


김동욱은 "황경민이란 인물이 아역 분량의 친구들에게 쌓여온 서사를 가지고 성인이 가진 역할들은 어떤 사건과 갈등과 행동들을 일으키고 그런 것들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어떤 사건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심리가 어떻게 해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됐을까. 이 사람의 심리는 어떤 상태일까를 중점적으로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적자인 정종석으로 등장할 김성규는 "지겹도록 많이 보실 것 같다. 쫓기 위해 애쓰는 모습들을 많이 보실 것 같다. 저도 낯선 모습일 수 있는데, 전에는 주로 쫓기고 도망치고 그랬다면 이번에는 정말 형사답게 매회 진행될수록 여러 감정들을 갖고 쫓게 되는데, 그래서 기존에 봤던 연기와 조금은 다르게 다양한 면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그전에 보여졌던 액션이나 다양한 것들도 조금 더 많이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를 연기할 채정안은 "원작에는 없었지만, 원작의 강하고 거친 부분들이 강진아를 통해 해설자 느낌으로 시청자들도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강진아라는 형사가 원칙주의자라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 고군분투한다. 두 남자 사이에서 감정이 이입되며 나름의 갈등이 만들어지는데 그 부분이 고민할 부분이라고 느껴졌다"며 "저와의 싱크로율은 120%다"라고 밝혔다.

배우들의 존재감은 대본리딩부터 증명됐다고. 탁 작가는 "처음 (대본리딩) 공간에 들어갔을 때 살짝 섬뜩했다. 뭔가 이미 이 배우들이 '돼지의 왕'의 캐릭터화 돼있구나 생각했고, 글을 쓰며 떨어져있다 보니까 세계 속에서 직접적으로 들어가있지는 않았는데 리딩을 하면서 '이게 돼지의 왕의 세상이구나'를 체험할 수 있던 것 같다. 몇달간 많이들 고생하실텐데 '심신이 피곤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해서 아직까지도 죄송한 마음이 있지만, 잘 될테니 그것으로 보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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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제공
마지막으로 이재문 제작자는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다. 저희는 TV쇼로 12시간을 보여드리는 작품인데, 탁 작가님과는 '흥미롭게 보여줄 수 있느냐'를 가장 신경을 썼다. 불편한 이야기인 만큼 원작과 달리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봐줄 관찰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강진아를 만들고 채정안 배우를 섭외했다. 포스터가 섬뜩했는데, 두 배우의 얼굴이 붙어있는데 비틀어 붙였다. 두분이 너무 한 얼굴 같아서 변별력을 주려고 비트셨다고 하더라. 경민과 종석이 두 사람이 쫓고 쫓기지만, '쫓는데 내가 왜 더 힘들지' 할 정도로 닮아 있다. 결국은 서로의 운명 때문에 고통을 느낀다. 두 사람의 감정을 최고치로 올려보고 싶었다. 그게 바로 애니메이션과 드라마의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며 OTT플랫폼을 통해 표현의 수위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며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굉장히 한국적인 드라마 작품으로, 이 작품을 '새드 스릴러'로 부르고 싶다. 여러 아이러니를 겪으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과정에서 세분의 굉장한 배우들을 포함해 배우들이 막강히 연기해주신다. 한국드라마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건 못봤던 그림인데'를 느낄 수 있으실 것이다. 소년들의 이야기에서 극단적인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심리상담가 선생님을 섭외해 '연기일뿐, 현실이 아니다'를 알려주며 갔던 기억이 있다. 이 드라마를 보시고 오랜만에 생각난 친구에게 전화해 돼지 삼겹살을 드실 수 있는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기대치를 높였다.

'돼지의 왕'은 오는 18일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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