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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대표적인 개인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는 게임과 e스포츠에 '진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더해진 또 하나의 트렌드는 콘텐츠형 광고조차 재미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참여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광고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존 방식과는 차이점을 보이는데 이마저도 유저들은 '밈'(Meme·인터넷에서 시작된 유행이 커뮤니티 또는 SNS까지 퍼져나간 2차 창작물 혹은 패러디물), 이른바 '짤방'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광고 자체가 또 다른 놀이문화가 되는 한발 더 나아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실제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아프리카TV의 광고매출이 17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29% 각각 성장했는데 콘텐츠형 광고 매출의 경우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전 분기대비 24%, 전년 동기 대비 18%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만큼 기대된다
아프리카TV에서 진행되는 e스포츠 대회는 메인 경기가 끝나도 유저들이 채팅을 통해 활발히 소통한다.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이는 중계진들이 음료수인 핫식스를 마시는 콘텐츠형 광고를 보며, 함께 즐기기 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핫식스가 다른 채널을 포함해 10년 넘게 다양한 e스포츠 대회의 공식 후원사 브랜드로 노출되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인터넷 콘텐츠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뒷광고' 형식이 아니라 아예 공개적으로 광고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음료수를 대놓고 마시는 시간까지 마련됐다. 중계진들의 어색한 광고 모습 연출 자체가 흥미를 유발하는데다, 상황에 맞는 애드립이 나오기에 웃음까지 주고 있다.
특히 '오늘은 경기가 오래 진행될 것 같아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늘은 경기가 일찍 끝난 만큼 에너지를 채워 운동을 가야겠어요' 등 라이브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매번 다른 멘트를 선보이는 박상현 캐스터의 억지스러운 멘트와 임성춘 해설위원의 어색함이 드러나는 음료수 원샷 장면, 두 명의 중계진의 연기에 부담감을 느끼는 이승원 해설위원의 모습 등이 밈으로 만들어졌다.
이들의 어색함이 인기를 모으자, 일부 BJ들도 따라하고 있다.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 배병우와 토마토는 e스포츠 대회 콘텐츠를 중계하면서 중계진들 사이에 본인의 모습을 합성해 함께 소개하고 마시며 유저들에게 재미를 줬다. 여기에 유저들도 BJ와 중계진들이 핫식스를 재미있게 마시는 모습들을 클립영상으로 만들어 커뮤니티 채널에 공유하는 등 자연스러운 2차 홍보효과도 누리고 있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핫식스는 계속 e스포츠 대회를 후원하는 한편 올해 여성 e스포츠 리그인 LASL까지 공식 스폰서사로 참여하며 선순환 구조가 되고 있다.
▶BJ와 신작 게임 즐긴다
평소 자신이 즐겨보는 BJ들의 콘텐츠에 기반한 광고인데다 유저가 콘텐츠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부담없이 받아들여지는 또 하나의 이유다.
지난 2월 진행된 넥슨의 신작 게임인 '커츠펠' 콘텐츠형 광고인 '커츠펠 바스포드 내전'은 이를 잘 보여줬다. 신작 게임 '커츠펠'을 홍보하기 위한 콘텐츠형 광고는 아프리카TV의 인기 BJ들이 게임으로 대결을 펼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아프리카TV의 전 프로게이머 BJ와 유명 BJ들이 교수를 맡아 마치 대학교처럼 다른 BJ들에게 게임을 가르치고 다른 학교와 경쟁을 펼치는 '스타 대학대전'의 인기팀인 '바스포드'가 참여하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다. '바스포드'는 스타대학대전에서 활동 중인 대학교의 중 하나로, 대학 총장인 BJ 감스트의 별명 감바스의 '바스'와, 영국의 명문 대학교인 '옥스퍼드'의 합성어다.
이들의 참가는 유저들의 참여로 이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BJ와 함께 콘텐츠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셈이다. 유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BJ들에게 '커츠펠'의 공략을 알려주고, 챔피언을 추천하는 등 도움이 되기 위해 자발적으로 '커츠펠'에 접속해 게임을 시작했다. 단순한 유명 BJ가 아닌 그동안 게임 방송을 진행하던 BJ가 새로운 게임 콘텐츠형 광고를 진행한다는 것도 광고라는 거부감을 낮추는 요소가 됐다.
지난 2월 18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바스포드 내전' 연습 콘텐츠에는 최대 2만 2000명의 동시 시청자가 몰렸고, 21일 진행된 본선 대회 콘텐츠에도 약 3만 5000명의 동시 시청자가 몰리며 많은 팬들이 참여하며 이를 입증하기도 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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