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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셋이 됐던 우리가 둘이 됐다"
병원 생활이 싫은 정찬영은 "엄마 아빠랑 집에 있고 싶다. 또 아프면 또 올게"라며 차미조에게 퇴원을 부탁했고, 차미조는 마지못해 "집에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답했다.
정찬영은 늦은 밤 홀로 병원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후 차미조에게 자신의 부고 리스트를 건냈다. 정찬영은 "며칠전에 장례식장에 가봤다. 병실에 있으면 시간이 안가서 생각이 많아진다"면서 "내 장례식은 어떨까 생각을 해봤다. 연락처에 있는 모든사람들에게 내 소식을 전하고 싶지 않다"고 이유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네 생각을 하면 든든하면서도 불안하다. 든든해서 부고 리스트까지 넘기는데 걱정된다. 나 없이도 괜찮을까"라고 마음을 전했다.
정찬영은 부고 리스트의 기준에 대해 "밥 한번 먹자고 연락오면, 나가서 밥 한번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했고, 차미조는 장주희(김지현)와 함께 정찬영이 준 부고 리스트를 브런치 리스트로 바꿨다.
김진석은 정찬영을 예쁜 브런치 카페로 데려 갔다. 모처럼 기분 좋아 보이는 정찬영은 무심코 건너편 테이블에 앉은 사람을 보다 반갑게 인사했다. 이어 정찬영의 부고 리스트에 있는 지인들이 모두 한 자리에 있었다. 차미조와 장주희의 깜짝 이벤트에 정찬영은 활짝 핀 미소로 기쁨을 느꼈다.
정찬영은 "꼭 하고싶은 말은 '충분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남들보다 반 정도밖에 살지 못하고 가겠지만, 양보단 질이라고. 저는 충분합니다. 부모님 사랑도 사랑하는 사람의 보살핌도 그리고 친구들 사랑도 충분한 삶이었다. 여러분들 덕분에 더할나위 없는 나의 인생이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리고 그날, 차미조는 "우리는 아무도 울지 않았다. 약속을 하진 않았지만, 모두 미소를 잃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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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미조는 정찬영이 부탁한 일들을 지켜나갔다. 그리고 정찬영이 찍은 영화가 개봉했고 흥행작이 됐다. 하지만 차미조는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는 정찬영의 입관때 차마 보지 못했고 "그때 그렇게 보낸게 미안해서"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자 차미조에게 정찬영이 남기고 간 선물이 퀵으로 배달됐다. 알고보니 정찬영이 장주희에게 "차미조 정신 못차릴때 줘라"며 부탁한 것. 정찬영은 차미조에게 팔찌와 함께 영상편지를 선물했다.
영상편지에서 정찬영은 "너무 고마우면 표현을 잘 못하겠더라"라며 부고 리스트를 브런치 리스트로 바꾼 이벤트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조야 잘 지내지? 혹시나 해서 이런걸 하고 있다. 너 처음만났을때 불안하고 슬펐던게 나한테 깊이 남았나봐. 내가 없는 마흔을 너무 슬퍼하지마. 가끔 그리워해줘. 나한테 너는 아주아주 친밀하고 소중해"라고 이야기했다.
차미조는 김선우(연우진)과 결혼식 날짜를 잡고 장주희와 함께 정찬영의 납골당을 찾았다. 차미조는 "셋이 됐던 우리가 둘이 되어서 그리워해. 많이 보고싶어"라고 이야기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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