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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왜 2세대 걸그룹 완전체일까.
소녀시대와 한류 양대 산맥을 이뤘던 카라도 완전체 컴백을 논의 중이다. 카라는 2015년 미니 7집 '인 러브' 이후 활동을 중단했고, 그 사이 구하라를 잃는 아픔도 견뎌야했다. 그런 이들이 복귀 기지개를 켰다. 니콜이 지난달 '유에프오'를 발표하고 8년만에 국내 컴백한데 이어 한승연 박규리 니콜 강지영 허영지 등이 모여 구체적인 재결합 논의를 시작했다. 카라 소속사 DSP미디어를 마마무 소속사이자 상장사인 RBW가 인수하면서 카라 브랜드를 활용한 수익창출을 기대하게 됐고, 멤버들의 의지가 더해져 복귀 프로젝트에 가속도가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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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걸그룹의 평균 수명은 소속사 재계약 이슈가 걸린 7년으로 정의됐다. 재계약 시즌에 멤버들이 각자의 길을 찾아나서면서 자연스럽게 팀이 해체되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2세대 걸그룹들이 잇달아 완전체 컴백에 성공하면서 K팝 걸그룹 수명 한계가 없어진 긍정적 시그널이라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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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세대에 대한 대중의 추억이 깊다. 2세대는 미디어 다변화와 SNS 발달로 타깃 설정이 중요해진 3~4세대와 달리 '대중성'을 가장 강조했던 시대다. 콘셉트 자체도 자아정체성을 내세운 3~4세대와 달리 청순 혹은 큐티로 대변되는, '걸리시' 콘셉트를 내세웠고, 강한 중독성을 내포한 후크송과 포인트 안무로 승부수를 띄웠다. 또 신비주의를 강조했던 1세대와 달리 멤버들이 연기나 예능 전선에 뛰어들어 각개전투를 펼치면서 개개인의 인지도도 끌어올렸다. TV만 틀면 걸그룹이 나오는, 걸그룹 춘추전국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시기를 함께 살아온 2030세대는 틈만 나면 흥얼거렸던 멜로디와 리듬을 기억한다. 또 2세대 걸그룹은 각 멤버들이 아직도 솔로 활동, 예능,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옛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완전체 컴백에 대한 꾸준한 니즈가 발생해온 것이다.
MZ세대에게도 2세대는 새로운 영역이다. 2세대 걸그룹은 'K팝 붐'을 이끈 세대다. 보아 동방신기 등 1세대가 일본 시장에 진출, 현지 그룹과 똑같은 방식으로 데뷔를 하고 활동을 전개했다면 2세대는 국내에서의 업적과 지명도를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해 활약했다. 어떤 의미로는 제대로 된 'K팝' 장르를 만들어낸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3~4세대 걸그룹들은 대부분 2세대를 '롤모델'로 지목한다. 그리고 3~4세대를 따르는 MZ세대는 자신의 우상이 숭배하는 롤모델들에게 관심을 두고 그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찾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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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완전체 컴백에 성공한 소녀시대도 멤버간의 '유대'를 장수비결로 꼽았다. 태연은 "소녀시대가 소녀시대를 정말 좋아한다. 소녀시대를 지키고 싶다는 목적이 같아서 이 순간까지 오게된 것 같다"고, 유리는 "각자 활동 중이지만 멤버들이 소녀시대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런 마음을 유지하게 해준 원동력을 사랑해주는 팬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JTBC 예능 프로그램 '소시탐탐'에 출연해서도 멤버들간의 끈끈한 우정과 15년된 팀워크를 과시했다.
이처럼 수요와 공급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2세대 걸그룹의 재결합이 추진되고 있다. 'K팝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이들의 귀환에 반가움도 커지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