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모든 답은 오프닝 오브제에 있었다.
먼저 중전 화령(김혜수)을 표현하는 오브제로 우산과 공진단이 빠질 수 없다. 우산은 자식들을 비바람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방패이자 화령의 사랑을 상징하고 공진단은 사랑의 힘을 고취시키는 영양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혜와 의욕이 필요한 순간 공진단 한 알을 오독 씹어먹으며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은 화령만의 파이팅 의식처럼 여겨질 정도다.
김해숙이 연기한 대비의 오브제는 태인세자를 독살하는 데 사용한 간수(소금물)로 밝혀졌다. 대비(김해숙)로부터 시작된 독살은 태인세자를 비롯해 수많은 희생자를 만들었음을 의미한다. 겹겹이 쌓인 서책과 상소문들은 백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성군 이호(최원영)의 어진 성정을 짐작게 하며 많은 후궁을 거느린 만큼 화병에 꽃들도 가득함을 표현하고 있다.
日(일)과 月(월)이란 제목의 책을 쌓으니 비로소 보이는 明(명) 글자는 바로 건방진 애물단지에서 국본이 된 성남대군(문상민)의 오브제다. 제작진은 "형이 죽어 해를 상징하는 일(日)이 성남대군에게 투영되어 밝은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의미"라며 숨은 뜻을 전했다.
귀인에서 숙원으로 강등된 황숙원(옥자연)의 오브제인 주전자와 찻잔은 늘 차를 즐겨 마시는 취미를 떠올리게 함은 물론 그녀가 차에 독을 타 대비의 독살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오브제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보석함 주위에 놓인 옥구슬 가운데 검은 빛을 띈 구슬은 의성군(강찬희)을 묘사, 그가 이호의 자식이 아니라는 출생의 비밀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오프닝 영상 속 오브제들은 각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드라마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되고 있으며 이는 캐릭터들의 매력을 한층 더 깊게 스며들게 한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앞두고 있는 tvN 토일드라마 '슈룹'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에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