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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아내가 날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했다.
이날 집에서 친구들과 집들이를 하던 중 남편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아내. 전화통화에서 아내가 코를 훌쩍이자 남편이 대뜸 '울었냐?'며 아내를 다그치기 시작한 것. 아내가 '운 게 아니다'고 설명했지만, 남편은 그 말을 절대 믿지 않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남편은 아내가 걱정돼서 그런 거라고 했지만 아내는 이를 집착과 통제로 느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남편 분은 '안 울었는데'라는 아내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 거다"며 "본인의 의견과 다르면 상대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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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격하게 몸으로 놀아주는 남편. 이어 "삼촌 싫다"는 말에도 끝까지 장난치는 남편. 아내는 "'엄마 도와주세요'라는 소리가 너무 괴롭게 들린다. 제지하려고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남편은 '아이와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냐'고 하더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엉덩이에 가짜 주사를 놓는다고 쿡쿡 찌르더라. 엉덩이는 친부라고 해도 조심해야 하는 부위다. 새 아빠인 경우는 더 조심해야 한다. 하면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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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굳이 아동학대로 신고까지 하면서 왜 같이 사냐'는 질문에 "둘 사이에서 결론은 똑같다. 셋이 행복하게 살자는 건 똑같다"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한 과정에 갈등이 너무 많은데, 이 갈등을 조금만 걷어내면 목표는 똑같으니까 행복하지 않을까? 어느 순간은 저도 이 사람한테 의지를 하게 되지 않았나"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내가 도와줄게'라는 말 한마디가 너무 좋고 마음이 가벼워지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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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는 "딸은 '아빠'는 나를 낳아준 사람이라고 인지 한거다. '삼촌'은 생활은 아빠처럼 지내고 있지만, 호칭은 언어 일 뿐"면서 "'나를 널 낳지 않았지만, 낳은 것보다 더더더더 사랑해.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 나는 아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거야'라면서 과정이 오래 걸리더라도 아이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분이 너무 가엾다. 너무 외로운 사람이라고 느껴져서 가여웠다"고 했다.
알고보니 남편이 9살 때 어머니가 가족의 전 재산을 가지고 나가버린 것. 가족의 사랑을 모르고 살았기에 '누군가가 나한테 의지를 해줬으면, 내 어깨에 누군가가 얼굴을 좀 기대줬으면'이라면서 아빠, 혹은 남편의 역할을 통해 경제적 책임을 다하고 가족을 보호하는 것에 중요한 가치를 두는 남편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나는 나, 너는 너'라면서 사람들은 느끼는 것도, 생각도, 표현 방식도 다 다르다. 서로 다른 사람인 걸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의심, 추측도 그만해야 한다. 상대방이 아니라고 하면 상대방의 말을 믿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