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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요즘 빛나고 있다"는 박지아의 말은 한치의 거짓도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 이런 배우를 알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더 글로리'를 통해 발견된 박지아의 활약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지아는 지난달 말 열린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자로 나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박지아는 "고등학생 때 학예회에서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중요한 사람이 된 것처럼 박수를 쳐주더라. 그 순간 제가 빛나고 있다고 느꼈다. 그 순간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는 요즘"이라며 근황을 전했다.
특히 문동은을 괴롭힐 박연진(임지연)의 새 고데기로 등장해 딸이 재직 중인 초등학교를 찾아가 두 팔읊 활짝 벌리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 패러디가 될 정도로 확실한 명장면이 됐다. 그 장면을 여러 번 촬영했더는 박지아는 "30번을 넘게 촬영했다. 18년 만의 만남인데, 어떻게 해야 치떨리게 싫을지 생각했다. '사랑하고 보고 싶었어. 나에게 안겨'라는 느낌을 풍기면 너무 싫을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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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예술대상에서 재회한 딸 송혜교와는 '더 글로리'가 초면이자 첫 호흡이었지만, 서로를 배워가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송혜교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문동은을 느꼈다는 박지아는 정미희 그 자체로 점차 녹아들어갔다. 박지아는 "촬영장에 혜교 씨가 서있는데, 검은 숲속에 바람을 맞으며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한 여자 같았다. 불안한 듯 단단한 듯 캄캄한. 바람을 맞은 것처럼 서 있는데 그 모습을 본 순간 '동은이가 돼있구나'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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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60세, 정미희를 표현하기 위해 박지아는 안 그래도 마른 몸을 7kg을 더 감량해 주름투성이로 만들어야 했다. 박지아는 "화면에 주름이 많이 나오더라. '저거야'라고 생각했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송혜교의 엄마였지만 평범하진 않았던 박지아는 "저는 센 역할을 많이 해왔다. 오히려 편안한 것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것도 다 제 몫인 것 같다. 잘하니까 불러주는 거겠지 싶었다"며 밝게 웃었다. 2002년 무대에 올라 연기를 시작한지 벌써 20년도 넘었다. 깊은 내공의 박지아는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배우. '더 글로리'를 통해 발견한 그에게 관객들이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