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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관계자 외 출입금지'가 대한민국의 보물창고인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내 보존과학실'을 봉인 해제했다.
박물관의 은밀한 지하세계로 향한 MC들은 보존과학부 이승은 학예연구사를 만났다. 그는 문화재가 박물관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진행하는 절차가 소독이라며 '훈증실'을 소개했고, MC들은 미세한 유독성 가스를 통해 문화재 속에 존재할 수 있는 바이러스나 벌레들을 살균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흥미를 높였다. 이때 김종국은 '발암성물질' 경고문에 깜짝 놀라는 멤버들 앞에서 "방송은 다 목숨 내놓고 하는 것"이라며 큰소리를 쳐 깨알 같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MC들은 이어서 손목 아랫부분이 소실된 불상이 CT촬영 하는 모습을 직관했다. 이 가운데 불상의 뱃속에 경전과 곡식 등 소위 '복장물'이라고 불리는 많은 내용물이 들어있다는 신기한 정보도 더해졌다. 이어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적외선 영역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초분광분석기'를 통해 화폭 속에 숨겨진 글자부터 수정된 그림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때 양세형이 "즉석복권도 보이는 거 아니냐"고 호기심을 드러내자, 관계자는 "우리도 너무 궁금해서 확인해봤는데 복권은 특수처리가 돼있어서 안보이더라"라며 인간미를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나아가 MC들은 서화를 보존 처리하는 '서화실', 국사 교과서 표지를 장식한 국보 제 287호 '백제 금동대향로'를 복원한 바 있는 '금속실' 등 보존관리부의 다양한 부서에서 신비로운 유물들의 모습과 흥미로운 보존과학의 모든 것을 파헤쳤다.
끝으로 MC들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시그니처로 불리는 '사유의 방'에서 두 점의 반가사유상과 마주했다. 실제로 반가사유상은 BTS RM이 작업실에 미니어처를 비치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인지도를 쌓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명물이다. 전시공간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이현숙 디자인 전문경력관은 이날 MC들에게 "일반 관람객은 물론이고 관내 직원들도 거의 못 보는 모습"이라며 일반적인 전시 때와는 다른 조명을 사용해 반가사유상의 이면을 방송 최초로 공개했다. 이에 미미는 "마치 우주에 저랑 반가사유상 둘만 남은 느낌"이라고 진한 여운을 드러냈고 이이경은 "미소가 한층 깊어지는 것처럼 보였다"며 탄성을 터뜨려, 조명 하나에도 전혀 다른 감동이 펼쳐지는 문화재 전시의 세계가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신비로운 유물들의 자태 뿐만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곳곳에서 문화재를 지키는 관계자들의 사명감과 열의가 보물만큼 빛났다. 유혜선 보존과학부장은 "아르바이트로 시작했던 저를 포함해서 총 네 사람이 엑스레이 장비 한대로 보존과학을 시작했다. 현재 43만점의 유물이 있지만 보존과학부 학예사는 총 25명에 불과하다"며 열악한 전문가 인프라 속에서 최선을 다해 문화재를 지키는 학예사들의 열정을 내보였다. 또한 BTS RM이 꾸준히 기부를 해오고 있는 분야인 국외 문화재 보존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 역시 23만점 정도인데 해외에서 보존처리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 양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김세원 학예연구관은 "문화재를 다루기 때문에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곳인만큼 매일 이를 악물고 일한다. 경건하지만 결코 긴장하면 안되고, 자신 있다고 해서 자만해서도 안된다. 고요하고 침착한 마음으로 유물을 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해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인 박물관의 뒤편에서 치열하게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문화재 지킴이들의 사명감을 드러내 먹먹한 감동을 선사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