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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이 6월 3일 밤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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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내 삶을 바꾸는 선택'이라는 타이틀 아래 생성형 AI, 미디어월 'K월', 몰입형 미디어 구체 'K-스피어' 등을 통해 정보 전달과 시각적 몰입을 동시에 꾀했다. 출구조사 및 당선 예측 시스템 '디시전 K+'는 100% 정확도 기록을 이어가며 또다시 빠르고 신뢰도 높은 결과 예측을 시도한다.
또 보수·진보·개혁 진영의 핵심 정치 인사들이 총출동해 깊이 있는 분석과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과거 조선의 국정 운영 공간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거듭난 광화문 의정부지에 'K-큐브'를 설치, 600년 역사 위에서 개표 상황을 생중계한다. KBS가 역사적 상징성과 기술, 콘텐츠가 삼위일체를 이루며 차별화된 무대를 완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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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다시,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선택2025'에서 방송 역사상 최대 규모의 6면 LED 세트와 와이어캠, 드론 중계, 초고화질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시청자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40여 개의 중계 포맷을 마련해 지역의 명소를 배경으로 한 러닝 중계, 전국 요리를 만드는 푸드 콘텐츠, 암벽 등반과 같은 다이내믹한 장면들을 개표 방송과 결합했다.
정치 토론 코너에는 유시민 작가와 정규재 전 주필, 조경태 의원과 박주민 의원이 출연해 진보와 보수의 입장을 날카롭게 주고받는다. 또한 MBC 특허 기술인 당선 예측 프로그램 '적중2025'는 오후 8시에 발표, 실제 당선자를 정확하게 예측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MBC 선거방송기획단 관계자는 "다양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 시청자들은 선거방송에서 개표 상황뿐만 아니라, 숫자가 품고 있는 이면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며 "어렵게 모신 유시민 작가와 정규재 주필이 보여줄 유쾌하고 깊이감 있는 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은 선거 판세를 보다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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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2025 국민의 선택'을 통해 XR(확장현실) 기반의 실시간 토크쇼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MZ세대 진보·보수 대표 패널들이 맞붙는 '썰통령', XR 스튜디오를 활용한 '대선직썰' 등 다양한 코너가 편성됐으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CG 콘텐츠 '대결 2025: 승부사들' 등 SBS 특유의 블록버스터급 그래픽 콘텐츠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후보 간 격차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바이폰' 시스템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돼 정보성과 엔터테인먼트성을 겸비했다. 전국을 누비는 마스코트 '투표로'의 여정과 17개 시도의 심층 데이터, 그리고 '중수청'의 변화 흐름을 중심으로 민심의 지형을 읽는 다양한 코너들이 마련됐다.
'흑백요리사'로 인기를 끈 안유성 조리 명장, '이국종 1호 제자' 정경원 외상외과 교수 등 각계 각층의 국민 39명을 만나 이들이 바라는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을 '국민이 주인'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한 오프닝에 담았다. 초고화질 별자리 타임랩스 사진으로 전국의 17개 시도 선거 정보를 보여주는 '별빛 오디세이', 80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윤봉길 의사 등 각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한 '광복80: 다시 찾은 빛', FPV 드론을 활용해 국회와 청와대 등 주요 정치 무대를 담은 역동적인 영상물, 사라진 봉황기를 둘러싼 에피소드를 다룬 미니 다큐 등을 선보인다.
SBS 손석민 선거기획팀장은 "공급자적 시각을 버리고, 지금 이 순간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한 정보를 가장 빠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전달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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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방송사들 역시 자신들만의 개성을 담은 개표 전략을 내세웠다. 채널A는 '나의 선택 2025'를 통해 시민 참여형 개표 방송에 집중한다. 광화문광장 커브드 전광판과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현장에서 개표를 실시간 시청하는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며, 자체 예측 시스템 '알파A'로 선거 결과를 분석한다.
MBN은 '더 나은 내일'을 슬로건으로, 통합 데이터룸, AI 빅데이터 분석, 5대 키워드 기반 정보 콘텐츠를 도입해 정책 방향성과 사회 통합 메시지를 함께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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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플랫폼도 새 대통령을 발표할 채비를 마쳤다. 웨이브는 별도 특별관을 운영하며 모든 개표 방송의 라이브와 VOD 서비스를 통합 제공, 유권자들의 정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다.
▶2022년엔 KBS, 2024년엔 MBC…올해는 누가 웃을까
이번 개표방송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기술과 스토리, 몰입감을 융합한 콘텐츠 전쟁의 장이 됐다. 과거 개표방송도 시청률 추이를 살펴보면, 방송사 간 경쟁 구도가 뚜렷했다.
초박빙 접전이었던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KBS가 전국 평균 시청률 8.25%를 기록하며 지상파 중 선두를 차지했고, 최고 시청률은 11.1%까지 올랐다. MBC는 평균 5.3%, SBS는 4.52%를 기록했다.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MBC가 평균 시청률 11.7%로 전체 1위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20~40대 시청률에서도 MBC는 4.7%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반면, SBS는 2.1%, KBS는 0.9%에 그쳤다.
이제 선택은 시청자의 몫이다. 2022년엔 KBS, 2024년엔 MBC가 웃었다면, 2025년의 리모컨은 어떤 방송사 손을 들어줄까. 똑같은 개표 데이터와 같은 시간대라는 조건 속에서 시청률은 오직 방송사의 연출력에 달려 있다. 이제는 자존심 싸움이 된 개표 방송에서 누가 승기를 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