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 돌파 '왕사남' 역사 전문가도 "정말 잘만든 영화" but "단종의 죽음, 실제론 청령포NO→관풍헌이었다"(침착맨)

기사입력 2026-03-16 06:00


1300만 돌파 '왕사남' 역사 전문가도 "정말 잘만든 영화" but "…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13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왕사남'의 배경이된 시대상을 역사 전문가가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는 '최태성 '왕과 사는 남자' 특강 | 단종은 왜 죽어야 했나'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한국사 일타강사 출신 '역사 커뮤니케이터' 최태성은 우선 '왕사남'에 대해 "영화는 정말 잘 만든 웰메이드 영화"라며 "실록에 있는 두세 줄 정도의 기록에 상상력이 촘촘하게 들어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단종이 누구냐' '누가 죽였느냐'고 묻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먼저 단종의 정통성을 짚었다. 단종은 문종의 아들이자 세종의 손자로, 조선 초 왕위 계승 구도에서 정통성이 매우 강한 인물이었다는 설명이다. 최태성은 "문종과 단종으로 이어지는 계보는 정통성이 굉장히 강했다"며 "그래서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세조를 쉽게 인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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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비극의 시작으로 문종의 짧은 재위와 어린 단종의 즉위를 들었다. 문종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단종은 12세에 왕위에 올랐고, 이때 문종의 유지를 받은 김종서가 권력 중심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최태성은 "김종서가 사실상 정국 운영의 중심이 되면서 수양대군 입장에서는 '왕의 나라인데 왜 신하가 권력을 쥐느냐'는 문제의식이 생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후 수양대군과 한명회의 결합이 계유정난으로 이어졌다고 봤다. 최태성은 한명회를 두고 "공부보다 처세와 전략에 강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수양대군에게 접근해 김종서 제거와 정변의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유정난'이라는 표현 자체가 승자의 시선이 담긴 말"이라고 덧붙였다.

계유정난 뒤에도 수양대군은 곧바로 왕위에 오르지 않고, 겉으로는 단종을 지지하는 듯한 움직임도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평대군, 금성대군, 혜빈 양씨, 경혜공주 주변 세력까지 차례로 제거하며 권력을 굳혀 갔다. 최태성은 "단종은 자신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죽거나 유배되는 현실을 겪으며 압박을 받았고, 결국 왕위를 넘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왕사남'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는 금성대군의 복위 시도도 짚었다. 최태성은 "영화는 단종이 이미 유배된 뒤의 장면을 다룬 것이고, 그 이전부터 단종 복위를 위한 흐름은 계속 있었다"며 "끊임없이 단종 복위 움직임이 이어졌기 때문에 세조 정권 입장에서는 단종이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위협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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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태성은 "많은 이들이 단종이 청령포에서 죽었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청령포가 유배지였고 이후 거처를 옮긴 관풍헌에서 죽음을 맞았다"며 "실록에는 자결로 기록돼 있지만, 단종이 살아 있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타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단종 사후를 둘러싼 엄흥도 이야기와 영월의 의미도 언급했다. 최태성은 "엄흥도가 단종의 시신을 수습해 장릉 자리에 묻었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영월이 단종과 충절의 기억이 강하게 남은 지역이 됐다"고 전했다.

단종의 아내 정순왕후와 누나 경혜공주의 삶도 비극으로 설명했다. 정순왕후는 단종과 영도교에서 이별한 뒤 생계를 위해 염색일을 하며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경혜공주는 남편을 잃은 뒤 자식을 살리기 위해 세조 측에 아이를 맡기고 출가했다는 것이다. 최태성은 "세조 개인의 권력 장악 과정이 단종뿐 아니라 주변 여성들의 삶까지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세조를 무능한 군주로만 보지는 않았다. 최태성은 "세조는 경국대전 편찬의 출발을 열었고, 직전법과 진관 체제 정비 등 조선 운영의 틀을 만드는 데 기여한 왕"이라고 말했다. 다만 "분명 능력 있고 성과를 낸 왕이지만, 그렇다고 수단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최태성은 결국 '왕사남' 열풍이 던지는 질문도 여기에 있다고 봤다. 그는 "세조는 일을 잘한 왕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욕을 먹는다"며 "역사가 보여주는 건 결과가 좋다고 해서 수단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단종 관련 장소들이 지금도 사람들에게 계속 회자되는 건 그만큼 사람들이 단종의 서사를 잊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며 "역사는 예방주사 같다. 세조처럼 권력을 위해 사람을 제거하고도 결국 후회와 고통 속에 살았다는 걸 알게 되면, 우리도 선택의 순간에 조금 더 건강한 판단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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