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박준우 감독과 이지현 작가가 '허수아비'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박준우 감독과 이지현 작가는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작품이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며 "5년 전 처음 기획했는데, 내용이 어두워서 채널 편성도 받기 어려웠다"고 했다.
26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모범택시' 시즌1을 집필한 이지현 작가와 박준우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날 방송된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8.1%, 수도권 8.3%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 감독은 "사실 드라마가 이렇게 잘될 줄 몰랐다. 저희가 처음 준비하고 기획한 게 5년 전이다. 그 이후 작가님과 제가 채널 편성을 받으려고 시도를 했는데, 내용이 너무 무겁고 어두워서 고사를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어떻게 하면 편성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초반부에 스릴러 장르를 많이 가미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과정에 대해 "5년 전에 작가님과 '모범택시' 시즌1을 했다. 그 해 촬영이 5월 정도에 끝났다. 이후 작품 말미에 나온 에피소드와 관련해서 작은 다큐멘터리를 하나 찍었는데, 그때 뵀던 분이 윤성여 선생님과 김용복 선생님이다. 성만 역할에는 윤성여 선생님이, 혜진 역에는 김용복 선생님의 따님이 모티브를 주셨다"며 "실제로 김용복 선생님은 딸이 실종됐다고 알고 계셨는데, 이춘재 때문에 피해자인 걸 알게 되셨다.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로 '이런 것도 드라마로 할 수 있냐'고 하셨는데, 저도 처음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전부터 범죄사건으로 그 시대를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를 하고 싶었고, 이지현 작가를 6개월 동안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작가는 "감독님이 '모범택시' 시즌1 끝나고 제안을 주셨는데, 제가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 실화를 다루는데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땐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가 잘 안되어서 6개월간 거절했다. 감독님이 한 두 달 뒤에 또 오셔서 관련 책을 읽어보라고 주시더라. 마치 저한테 거절을 당한 걸 잊으신 것처럼 또 제안을 주셨다. 드라마를 잘 끝내놓고 보니 그때 저를 포기하지 않고 작가로 참여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다소 답답할 수밖에 없었던 극의 흐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박 감독은 "스튜디오지니 관계자 분들이 제발 사이다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랑 작가님은 현실 이야기여서 그렇게 갈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피해자가 이 두 분뿐만이 아니라 더 많이 계신다. 제가 이 드라마를 하겠다고 한 계기가 진실화해위원회에 올라간 피해자만 50~60분 계셨고, 돌아가신 분들도 꽤 많이 계시다고 들었다"며 "그런 부분을 다행히 ENA와 스튜디오지니 측에서 충분히 양해해 주셨다"고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