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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인천과의 개막전에서 'B4'의 한축인 배일환(왼쪽부터) 산토스 자일이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제주 유나이티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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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제주 감독은 작명의 귀재다.
2010년 삼다축구('돌'처럼 단단한 축구. '바람'처럼 빠른 축구. '여자'처럼 아름다운 축구), 2011년 PP10C7(10초 압박, 10초 볼소유, 7초 역습), 2012년 방울뱀 축구(꼬리를 흔들고 방울소리를 내면서 상대를 혼란시키다가 허점이 드러나면 순간적으로 공격하는 방울뱀의 특성을 접목시킨 축구)는 모두 박 감독의 작품이다.
그가 또 하나의 이름을 만들었다. 이번엔 'B4'다. 자일, 호벨치, 산토스, 배일환으로 이어지는 공격 4총사를 일컫는 말이다. 용병 트리오의 국적인 브라질(Brazil)에서 B를 따왔고, 배일환의 별명이 들소(Buffalo)라는 점에서 B를 가져왔다. 이 넷의 B를 모두 합해 'B4'를 완성했다. 단순한 '판타스틱4'보다는 제주 공격진만의 특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표시했다.
4일 인천과의 개막전(3대1 제주 승)에서 보여준 'B4'의 위력은 대단했다. 이들은 '박경훈 축구'를 그라운드에서 실현시켰다. 박 감독은 '높은 볼점유율, 빠른 역습, 정확한 골결정력'을 모토로 하는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스피드, 기술, 힘을 고루 갖춘 'B4'는 인천 수비를 초토화시켰다. 배일환은 빠른 스피드로 오른쪽을 지배했고, 산토스와 자일은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농락했다. 호벨치도 파워넘치는 플레이로 제주의 공격을 이끌었다.
결정력도 대단해 'B4' 중 배일환, 자일, 산토스는 제주가 기록한 3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개인의 힘이 아니라 패스로 연결하며 만든 골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 유일하게 골 맛을 보지 못한 호벨치도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박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박 감독은 "아직 100%는 아니지만 공격진 모두 훌륭한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나머지 선수들이 침투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잘 만들어준 호벨치의 움직임은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박 감독은 "용병 트리오가 모두 성격이 좋다. 토종 선수들과도 잘 융화되고 있다. 경력을 자랑할만 한데 서로의 실력을 인정해준다. 배일환은 너무 열심히 훈련한다. 재능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조화와 노력 만큼은 B4가 최고다"며 웃음지었다. 박 감독은 올시즌 8강 진입을 1차 목표로 잡았다. '박경훈 축구'의 첨병인 'B4'가 개막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8강 이상의 성적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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