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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퍼거슨. 그 이름만으로도 세계 축구계를 쥐었다 폈다할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후 스페인 포비아(공포증)가 시작됐다. 1991~1992시즌 컵위너스컵 2라운드에서 만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1무 1패를 기록했다. 스페인 원정은 더욱 참담했다. 15경기에서 2승7무6패로 승률 13%에 그쳤다. 스페인 원정경기 첫 승은 2002년 4월 데포르티보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일구어냈다. 베컴과 판 니스텔로이의 연속골로 2대0 승리를 거두었다.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데포르티보전 이후 5차례의 스페인 원정 경기에서 3무2패에 그쳤다. 다음번 승리까지는 8년이 걸렸다. 2010년 9월 발렌시아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골로 1대0 승리를 거둔 것이 전부였다.
올 시즌 역시 스페인 포비아는 이어졌다. 16일 새벽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유로파리그 16강 원정 2차전에서 맨유는 1대2로 완패했다. 안방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도 2대3으로 패했던 맨유는 두 골차 이상의 승리가 절실했지만, 빌바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최종합계 3대5로 뒤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어떤 불평도 할 수 없는 경기였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퍼거슨 감독이 스페인 축구에 유독 약한 것은 전술 차이 때문이다.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을 바탕으로 스피드와 압박을 중요시한다. 반면 스페인팀들은 선수들간의 짧은 패스와 공간을 장악하는 움직임을 통해 볼점유율을 극대화한다. 맨유 선수들의 강한 압박은 스페인 선수들의 빠르면서도 정확한 패스에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퍼거슨 감독도 최근 몇 년간 패스를 강조했다. 하지만 잉글랜드 선수들의 기술적 한계 등에 부딪히며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