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루니의 복귀, 잉글랜드 운명이 달렸다

기사입력 2012-06-17 11:52


사진캡처=데일리미러

잉글랜드는 늘 화제를 뿌린다.

'축구종가'의 후광이 있다. 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팬들도 광적이다.

초라했다. 메이전대회의 경우 늘 조연이었다. 유로 대회 뿐만 아니라 월드컵 등 단기전에서의 키워드는 눈물이었다. 1966년 월드컵 우승이 유일한 챔피언 역사다. 유로 대회에서는 단 한 차례도 정상을 정복하지 못했다. 1968년과 1996년 4강이 최고 성적이다.

유로 2012를 앞두고도 악재가 쏟아졌다. 선장이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에서 로이 호지슨 감독(영국)으로 바뀌었다. 프랭크 램파드, 게리 케이힐(이상 첼시), 가레스 배리(맨시티) 등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리오 퍼디낸드(맨유)는 존 테리(첼시)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제외됐다. 테리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고소를 당했다. 상대가 공교롭게 리오 퍼디낸드의 친동생 안톤(QPR)이었다.

험난한 터널을 뚫고 반전의 장을 마련했다. 1차전에서 프랑스와 1대1로 비긴 잉글랜드는 16일(이하 한국시각) 숙적 스웨덴을 3대2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스웨덴이라 특별했다. 잉글랜드는 지긋지긋한 '바이킹 징크스'에 울었다. 1968년 이후 스웨덴을 상대로 단 한 번 이겼다. 1승8무3패. 지난해 11월 친선경기에서 배리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이긴 게 전부다. 그 이전까지 무려 43년 간 징크스에 시달렸다.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그 한을 털었다.

이제 8강 진출 심판대인 조별리그 최종전이 남았다. 아직 웃기는 이르다. 같은 조의 프랑스는 이날 공동개최국 우크라이나를 2대0으로 꺾었다. 잉글랜드는 프랑스와 나란히 승점 4점(1승1무)을 기록하고 있다. 골득실차에서 뒤져 프랑스(+2)에 이어 2위(+1)에 올라있다. 우크라이나가 3위(승점 3·1승1패), 2패의 스웨덴은 탈락이 확정됐다.

잉글랜드는 20일 우크라이나와 3차전을 치른다. 비기기만해도 8강에 오른다.

호재가 있다. 웨인 루니(맨유)가 돌아온다. 그는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파울 징계로 조별리그 1, 2차전에 결장했다. '루니 효과'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호지슨 감독은 루니의 선발 출전을 이미 예고했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루니가 팀 경기력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복귀한 루니를 환영한다. 만약 내가 그를 투입하지 않으면 라커룸에 난리가 날 것이다."

명과 암이 있다. 루니의 개인 능력만 놓고 보면 잉글랜드 공격의 파괴력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투지가 넘치는 그는 활동반경이 넓다. 골을 맡는 냄새와 위치선정, 결정력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스웨덴전에서 공격 라인의 시오 월컷(아스널), 대니 웰벡(맨유), 앤디 캐럴(리버풀)이 나란히 골맛을 봤다. 루니의 가세는 상승세의 화력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걱정은 있다. 경기 감각이다. 그는 조별리그 2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선발 출전은 지난달 13일 소속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이 마지막이었다. 예전에 비해 훨씬 나아졌지만 불같은 성격은 여전히 어디로 튈지 모른다. 홈이점을 앞세운 우크라이나의 일방적인 응원에 흔들리지 않는 것도 그의 과제다.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2경기에서 화려한 무늬를 걷어냈다. 개인이 아닌 팀플레이로 위기를 극복했다. 루니의 가세로 조직력이 흐트러지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경계대상 1호인 것은 분명하다. 최종전에서 격돌하는 우크라이나의 득점기계 안드리 슌첸코(36·디나모 키예프)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루니는 팀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다. 한 달 가까이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루니가 나섰을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잉글랜드가 메이저대회의 한을 풀 수 있을까. 루니가 운명을 거머쥐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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