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K-리그 20라운드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5분 짜릿한 동점골을 쏘아올렸다. 패배 위기의 성남을 구했다. 1대1 무승부를 이끌었다.
후반 2분 전남의 신영준의 선제골이 터졌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올린 왼발 크로스가 헤난의 머리에 스쳐맞으며 골망에 꽂혔다. 갈길 바쁜 성남이 즉각 응사했다. 정확히 3분 후 동점골이 터졌다. 해결사는 홍 철, 시작점은 경기 직전 선수투표에 의해 부주장으로 선출된 풀백 박진포였다. 전반 34분 '캡틴' 김성환이 오른팔 탈골 부상으로 실려나가면서 주장 완장을 물려받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함께 오른쪽의 홍 철에게 자로 잰 듯한 패스를 건넸다. '왼발의 홍 철'이 아크 정면에서 작심하고 노려찬 볼이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었다. 올시즌 마수걸이골이었다. 지난해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오가며 공격적인 수비수로 각광받던 홍 철은 지난 겨울 발꿈치 수술 이후 지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풍생중고 유스 출신으로 K-리그 명문 성남 일화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누구보다 강한 선수다. 시즌 초반 반말로 충고하는 서포터와 트위터 설전을 펼치다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3일 서포터스와의 간담회에서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이 "어리고 마음 여린 홍 철이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질책도 필요하지만 애정어린 응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을 정도다. 지난 6월, 팀의 극심한 부진 속에 올림픽대표팀 최종 명단에서도 탈락하는 불운을 맛봤다. 전남전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절체절명의 순간, 해결사로 나섰다. 홈 팬들의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한 첫골을 쏘아올렸다.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경기 후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은 언제나처럼 '애제자'를 향해 달달한 칭찬보다는 애정어린 쓴소리를 먼저 건넸다. "홍 철이 상대 선제골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기 때문에, 기쁘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표정에선 흐뭇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철이가 시련을 겪으면서 이겨나갈 거라 생각한다. 스트라이커 '원톱' 포지션에 서서 멋있는 골을 넣었다. 사실 홍 철도 근육 이상이 있었다. 무리해서 뛰었는데 이번 골을 통해 올라설 것이라 믿고 있다. 홍 철이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 골을 계기로 올라섰으면 좋겠다"며 희망을 피력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