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회춘 비결은?

기사입력 2012-07-09 09:23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0라운드 수원삼성과 경남FC의 경기에서 경기 중 경남 김병지 골키퍼가 엄지 손가락을 세우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그의 시대는 끝났다. 연말마다 들려오는 소리다. 뚜껑이 열리면 건재를 과시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두 차례나 돌았다. 1992년 K-리그에 데뷔한 그의 나이도 어느덧 42세다. 걸어다니는 역사가 됐다. 개인 통산 600경기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588경기 출전을 기록 중이다. 깨지기 쉽지 않은 불멸의 길로 들어섰다.

김병지(경남)가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다. 경남은 최진한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구단 전 직원의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정하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내부 세력 다툼이 숨어 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수순이라는 말들이 무성하다.

세월의 모진 풍파를 겪은 김병지는 다르다. 중심을 잡고 있다. 8일 또 다른 방점을 찍었다. 우승후보 수원과의 원정경기, 경남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수원은 경남과의 경기 전까지 올시즌 홈에서 치른 10경기에서 9승1무를 기록했다. 1일 포항 원정에서 0대5로 대패했지만 훌훌 털고 일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변이 일어났다. 연출한 주인공이 김병지다. 수원은 17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이 중 유효슈팅이 13개였다. 사방으로 몸을 던졌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수원에 페널티킥 기회를 내줬다. 육탄방어로 저지했다. 김병지는 수원의 거센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수원의 홈 30경기 연속 득점 기록이 부서졌다. 반면 경남은 김인한이 멀티골(2골)과 까이끼가 쐐기골을 터트렸다. 적지에서 수원을 3대0으로 완파했다.

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친 김병지는 통산 무실점 경기 기록을 202경기로 늘렸다. 범접할 수 없는 최고 기록이다. 민첩성과 순발력은 나이가 들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춘의 비결은 뭘까. 철저한 자기 관리다. 체중 78㎏을 20여년째 유지하고 있다. 유혹과는 거리가 멀다. 술, 담배는 전혀 안한다. 몸에 좋지 않으면 무조건 멀리한다.

풍부한 경험도 자산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그라운드에서 흐름을 읽는 눈이 탁월한다. 상대와의 심리전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수비라인을 리드하는 노련미는 적수가 없다. 후배들에게 채찍과 당근을 주며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이날 수원의 골문은 정성룡(27)이 깜짝 복귀해 지켰다. 그는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됐다. 그러나 김병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병지의 목표는 뚜렷하다. K-리그 최고령 프로 출전 기록(44세 7개월 17일)을 갖고 있는 신의손 현 부산 코치를 넘어서는 것이다. 2년이 더 남았다.

그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다. '백전노장'의 투혼은 마침표를 잊게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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