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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대는 끝났다. 연말마다 들려오는 소리다. 뚜껑이 열리면 건재를 과시한다.
세월의 모진 풍파를 겪은 김병지는 다르다. 중심을 잡고 있다. 8일 또 다른 방점을 찍었다. 우승후보 수원과의 원정경기, 경남의 승리를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수원은 경남과의 경기 전까지 올시즌 홈에서 치른 10경기에서 9승1무를 기록했다. 1일 포항 원정에서 0대5로 대패했지만 훌훌 털고 일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변이 일어났다. 연출한 주인공이 김병지다. 수원은 17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이 중 유효슈팅이 13개였다. 사방으로 몸을 던졌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수원에 페널티킥 기회를 내줬다. 육탄방어로 저지했다. 김병지는 수원의 거센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수원의 홈 30경기 연속 득점 기록이 부서졌다. 반면 경남은 김인한이 멀티골(2골)과 까이끼가 쐐기골을 터트렸다. 적지에서 수원을 3대0으로 완파했다.
풍부한 경험도 자산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그라운드에서 흐름을 읽는 눈이 탁월한다. 상대와의 심리전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수비라인을 리드하는 노련미는 적수가 없다. 후배들에게 채찍과 당근을 주며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이날 수원의 골문은 정성룡(27)이 깜짝 복귀해 지켰다. 그는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올림픽대표팀에 차출됐다. 그러나 김병지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병지의 목표는 뚜렷하다. K-리그 최고령 프로 출전 기록(44세 7개월 17일)을 갖고 있는 신의손 현 부산 코치를 넘어서는 것이다. 2년이 더 남았다.
그의 시간은 거꾸로 가고 있다. '백전노장'의 투혼은 마침표를 잊게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