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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부산 아이파크의 '훈남 수문장' 이범영(23)은 런던올림픽에 함께 출전한 '절친' 오재석(22·강원)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범영의 도움을 기다리는 팬이 있다고 귀띔했다. 원인불명의 하반신 마비로 병상에 눕게 된 15세의 여자축구 선수였다. 이범영과 구자철의 열혈팬인 이 소녀의 사촌오빠가 절절한 글을 올렸다. '동생이 이범영 선수를 좋아해 어떻게든 선수 유니폼을 구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떻게 구할지 고민이다. 친분이 있는 분들께 도움을 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범영은 오재석의 문자를 받은 후 소녀를 도울 방법을 고민했다. 구단과 논의 끝에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글을 올렸다. '이분을 찾습니다. 제 유니폼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씨를 아시는 분이나 본인이시면 구단 전화로 연락주세요'
이범영의 사례는 축구선수들의 SNS 활용에 있어서 보기드문 '좋은 예'로 기억될 것같다. 이범영은 "SNS를 자주 이용하지만, 좋은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라서 늘 신중한 입장이었다. 한때 나도 악플 때문에 속상해 트위터를 닫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번 일을 통해 SNS의 힘을 새삼 실감했다. 이렇게 뜻깊은 일을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돼 기쁘다. 윗사람보다는 아랫사람, 양지보다는 음지에서 누군가를 돕고 싶었는데, 실천이 쉽지 않았다.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 감사할 따름"이라며 웃었다.
'반듯한 청년' 이범영은 평소 K-리그 팬들과의 소통에 관심이 많다. 프로 입단 전부터 'K-리그의 발전이 더딘 이유가 폐쇄적인 마인드 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단다. 소속팀인 부산의 안익수 감독은 팬들과의 소통을 적극 장려하는 편이다. 이범영을 비롯 임상협 박종우 한지호 등 미남들이 즐비한 부산 '아이돌파크'의 특성 탓이다. 선수들 사이에도 소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K-리거들이 현실적으로 팬과 소통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경기에 질 경우 1시간 넘게 있는 힘을 다해 응원해준 팬들을 뒤로 한 채, 인상을 쓰며 선수단 버스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경기에 졌는데 운동이나 하지 팬 관리하냐'는 비난을 들을까봐 눈치를 보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런던올림픽 내내 가까이서 지켜본 프리미어리그 팬들의 풍경은 인상적이었다. 선수와 팬들이 서로 예의를 지키는 가운데 자유롭게 소통했다. 세련되고 오픈된 분위기에 감명을 받았다. "빅리그 분위기에 익숙한 (박)주영이형, (기)성용이, (지)동원이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바가 있었다"고 했다. 이범영은 팬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말 소녀들이 만든 부산 서포터스 '이지스'가 깃발을 올리자마자 트위터를 통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