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후보별 깜짝 공약-투명한 행정 해법은?

최종수정 2013-01-17 08:42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정몽규 전 프로연맹 총재, 김석한 전 중등연맹 회장,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왼쪽 위 시계방향).

4인 4색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있고, 깜짝 공약도 있다. 실현 가능한 지에 의문부호도 달린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각 후보마다 물밑에서 이뤄지는 대의원 설득 작업은 전쟁을 방불케한다.

여권인 정몽규 전 프로축구연맹 총재(51·현대산업개발 회장)의 공약에서는 연간 약 1000억원의 축구협회 예산을 3000억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눈에 띄는 키워드다. 그는 "축구협회장에 당선되면 축구 산업 자체를 키우는 것이 내 역할이다. 축구협회 연간 예산을 1000억원에서 2000~3000억원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쓸 돈을 대폭 늘리면 축구 일자리가 증가되고 자연스럽게 축구 산업 발전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정 총재가 당선돼 현실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은 없다.

그러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축구협회 예산이 1000억원 시대가 열린 것은 지난해다. 주요 수익 사업인 후원사 모집은 사실상 포화상태다. 업종이 같은 기업을 중복 유치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한국보다 규모가 큰 일본축구협회의 연간예산은 123억5600만엔(약 1483억원)이다. 축구협회 연간 예산을 4년동안 2~3배로 늘린다는 것은 장밋빛 꿈에 불과할 수 있다. 산업 루트를 다 변화하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야권의 선두주자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67)은 4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6개 공약을 제시했다. 월드클래스를 향한 선진 행정 & 국제협력 시도협회·연맹 역량강화를 위한 분권화 투명하고 건강한 재정 함께 누리고 함께 행복한 교육&복지 축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저변확대 스포츠과학을 통한 경기력 강화다. 6개 정책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축구협회에 특별자문회의와 온라인 회장실 신설,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정 총재와는 정반대의 행보라는 점이 흥미롭다. 환상보다는 내실에 초점을 맞췄다. 허 회장 선거 캠프의 간판 아이디어는 역시 등록 선수 확대다. 현재 3만6790명인 등록선수를 2016년에는 20만명까지 늘려 100만명 시대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등록 선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축구 인프라는 물론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호 4번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51)의 공약에는 정치인의 향수가 묻어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그는 대선 당시 박 당선인의 수행단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권력의 실세다. 윤 의원은 기존 상무와 경찰청에 이어 해군, 해병대, 공군 축구단을 추가로 창설하겠다고 했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선수층의 확대, 보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라고 역설했다. 남북 축구 교류 활성화도 눈길이 간다. 남북 축구 국가대표팀의 친선경기를 1년에 1차례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가적으로 풀어야 하는 과제라 윤 의원만의 독점 공약이다. 단 추진 가능성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가장 먼저 후보로 등록해 기호 1번을 받은 김석한 전 중등축구연맹 회장(59)은 철저하게 외길을 걷고 있다. 대의원 접촉 외에 투표권이 없는 대중과의 소통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눈에 끄는 공약도 없다. "만일 후보들의 공약대로 약속이 모두 지켜진다면 한국 축구는 전세계 어느 협회보다 선진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약의 실천은 후보들이 꼭 지켜야 할 약속이고 약속의 이행 여부는 각 후보들이 걸어온 축구인생을 되짚어 보면 쉽게 아실 수 있다." 철학적인 수사로 한 발을 뺐다. 굳이 깜짝 공약을 꼽자면 중등연맹 회장 출신답게 유소년 육성을 위해 유소년만을 위한 국제대회를 신설하겠다는 것이다.

투명한 행정도 과제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횡령과 절도를 한 회계 담당 직원에게 1억5000만원의 특별위로금을 지불해 지탄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위로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도 패소해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 김진국 전 전무가 사퇴했지만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명쾌한 해명도 없다. 4명의 후보 모두 한결같이 투명한 재정을 주장하고 있다. 뼈를 깎는 자성없이는 미래는 없다. 누가 회장이 되든 현 집행부의 책임 소재는 분명히 가려야 한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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