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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옥신각신, 티격태격했다. 격의 없는 농담속에 웃음이 넘쳐났다. 크리스마스, 설 연휴도 반납하고 해질 때까지 훈련에만 몰입해온 이들이다. 지난 두달간 '먹고 뛰고 자고' 축구에만 충실했다. 겨우내 혹독한 훈련과정을 이겨낸 건 서로의 믿음직한 눈빛 덕분이다. 1987년생인 이들은 2011년 성남에서 첫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에게 '성남'이 전부이듯, 성남 팬들에게도 이들은 각별한 존재다. 15일 오후 제주 전지훈련 캠프에서 박진포 전성찬 김평래(이상 26·성남)를 만났다. 이름하여 '성남 87라인'이다.
바뀐 팀 분위기를 묻자 전성찬 김평래가 약속이라도 한 듯 "캡틴이 대답해야죠"라며 박진포에게 공을 넘긴다. "'작년에 열심히 안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최선을 다했는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동계훈련을 거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그때보다 지금이 더 '최선'인 것 같다. '최선'은 끝이 없다." 박진포의 대답에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마음 한뜻이다.
출발점은 같았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중앙대 4학년때 우크라이나리그에 진출했던 김평래는 2011년 성남 입단 첫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김성환의 부상 후 기회를 잡았고, 피스컵에서 맹활약하며 주전을 꿰찼다. 한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동계훈련에서도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광운대 출신 전성찬은 데뷔 첫해 주전 미드필더를 꿰찼다. 24경기에서 3골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장 기대되는 중원자원이었다. 한발 더 뛰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사랑받았다. 지난해 4월 11일 전남전, 오른무릎 십자인대 부상은 뼈아팠다. 지난 시즌 내내 재활에만 전념했다. 박진포 홀로 2년 연속 주전으로 고군분투했다. 엇갈린 희비속에도 우정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3년차 삼총사는 올시즌 성남의 부활과 함께 '87라인의 부활'을 꿈꾼다. 박진포는 "작년엔 운동장 찾아주신 팬들께 보여드린 게 없어 죄송스러웠다. 시즌이 끝난 후 너무 허탈했다. 좋은 결과로 떠난 팬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김평래가 입을 열었다. "작년에 대구와의 평일 홈경기때 500명쯤 왔는데, 관중들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다 들렸다. '김평래 빼!'라는 소리를 들었다. 진짜 충격이었다. 올시즌 꼭 복수하고 싶다. 그 평가를 반대로 돌려놓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돌아온 전성찬 역시 다시 나서게 될 그라운드가 설렌다. "부상없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라는 말에 '절친' 박진포가 맞장구를 쳤다. "지난해 성찬이가 있었다면 결과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빈자리가 컸다"고 털어놨다. "올시즌 잘 될 것같아요?"라는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삼총사가 한목소리로 외쳤다. "잘 되야죠!!!" 이들에게 승리는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절실한 당위'였다.
제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