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10월 2일 경기도 성남시청에서 성남시민구단 인수 및 재창단을 발표했다. 긴급 기자회견 직후 서포터 대표 김재범씨가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꽃다발 전달 후 이 시장과 진한 포옹을 나누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성남=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감독 선임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
박종환 감독 성남 초대감독 내정 소식이 전해진 20일 오전 성남시의 공식 입장은 확고했다. "기존 4명의 후보군(박종환 허정무 안익수 신태용)에 외국인 감독 2명의 프로필까지 더해 고심중이다. 아직까지 아무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연봉 협상설, 계약설, 내정설도 일제히 부인했다. "오늘 대표이사, 단장 공채 원서 접수가 마감된다. 대표이사가 선임되면 함께 의논한 후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성남 시민구단의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은 소통에 능한 정치인이다. 자신만의 소통 통로를 확보하고, 다방면으로 귀를 기울인다. 각 감독의 장단점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이미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 시장의 귀에 들어갔다. 가장 완벽한 조합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주말 이재명 시장은 외국인 감독을 언급했었다. "유럽쪽에서 일하던, 국가대표팀 감독 경력이 있는 외국 감독 2분을 추천받았다. 옛날 우리 경험으로는 히딩크 감독의 성공 요소가 있지 않나. 국내 연고가 없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부분도 넣어서 고민해볼까 한다"고 했었다. 감독 후보군의 스펙트럼이 오히려 확장됐다.
12월 이후 쏟아진 초대감독 관련 설들과 무관하게 이 시장이 내건 '감독의 조건'은 명확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 외압설에 대해선 "스포츠 구단 운영에 어떻게 정치적 요소가 있을 수 있나.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말로 단호히 부정했다. 감독 선임의 고민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실 감독들의 장단점이 비슷하고, 다 조금씩 논란도 있다. 우리는 기존의 방식과 다르게 시민속에 뿌리박은 시민구단으로 성공해야 한다." 성적은 물론 구단 운영의 투명성, 프런트, 선수, 팬들과의 소통 등 다양한 조건들을 놓고 고심중이다. "선수단 운영과 관련해 부정 문제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떠돈다. 구단 운영의 안정성과 변화된 모습을 모두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위험하게 실험을 할 수는 없는 것이고, 계속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감독, 단장, 사장 등 경영진과의 조화문제도 중요하다. 단순히 감독 혼자 지휘를 잘해서 될 일이 아니다. 경영진과의 호흡까지 고려해 폭넓게 판단하려고 한다. 조금 시간이 더 걸릴 것같다"고 했었다. 초대 감독의 상징성과 역할이 중요한 만큼 충분한 고민은 당연하다.
아쉬운 점은 '박 감독의 내정' 혹은 '내정설'이 복수의 시 관계자들을 통해 확인됐다는 점이다. "구두계약에는 합의했으나 연봉 및 세부조건에 대한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제시됐다. 성남시 생활체육회 및 정치, 언론, 경제, 축구계 인사들로 구성된 성남시 창단준비위원회 역시 내정설의 근거지로 지목되고 있다. 축구계에는 '창단준비위에 특정 인사와 관련된 관계자가 10명은 족히 될 것'이라는 미확인 루머까지 떠돌고 있다. 사실 유무를 떠나 '정치와 축구 분립''투명성'이라는 수장의 확고한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무엇보다 한조직에서 시작부터 다른 입장, 다른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오는 것은 유감이다.
성남 시민구단 창단 결정과정이 그러했듯, '성남다운' 신속하고 깔끔한 일처리, 시민구단의 근간인 축구팬들과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