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최강 전력으로 나왔다." "중국은 우승후보다." "중국에 맞서 도전하겠다."
하지만 엄살이었다. 속으로 칼을 갈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 입성 후 철저히 비공개로 훈련을 진행했다. 첫 날인 31일에는 선수들의 입을 통해 컨디션 조절과 패싱게임에 주력했다는 것 정도만 알 수 있었다. 이정협은 "패싱 게임 등으로 기후를 적응하며 숨을 틔우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경기 전날인 1일에는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머리카락 한올까지 꽁꽁 감췄다. 훈련 종료 후에는 믹스트존까지 열리지 않았다. 베스트11의 윤곽, 전술 모두 베일에 가려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비공개 속에서 중국 격파의 해법을 찾고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을 대비하는데 있어 최근 중국 대표팀의 경기를 분석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했다. 마지막까지 분석에 공을 들였다. 경기 당일에 선수들에게 중국 전력에 대한 비디오를 보여줬다. 베스트11이 어느정도 예상되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변화를 줄 수 있는 폭이 더 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를 적극 활용했다. 그는 "우리는 상대적으로 A매치에 데뷔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은데 많은 관중들 앞에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본인의 실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줄지 관건"이라며 신예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중국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게 슈틸리케 감독의 시나리오 대로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에 대비한 맞춤형 전술로 완벽한 승리를 이끌었다. "중국이 우승후보"라고 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엄살은 선수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일지도 모른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승리했다"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기뻐했다. 이어 "수비라인을 높게 올렸는데 상대 진영에서부터 수비를 잘해 줬다. 이런 경기력이라면 일본전에 누가 나와도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