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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동지'를 '오늘의 적'으로 만난다.
울산과 맞대결을 펼치는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에는 이 호가 뛰고 있다. 이 호는 성남과 전북에서도 뛰었지만 그가 K리그에서 가장 빛났던 때는 울산 시절이었다. 2003년 울산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한 이 호는 2003~2006년, 2011~2012년 ,2014년까지 7년간 뛰었다. 이 호는 이 기간 동안 2006년 독일월드컵에 나섰고, 유럽 무대에도 진출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울산이 올 시즌 새롭게 영입한 호주 출신의 디미트리 페트라토스는 입단하자마자 친정팀과 재회한다. 브리즈번 로어가 상하이 선화와의 ACL 플레이오프에서 깜짝 승리(2대0) 하며 울산과 한조에 속했다. 페트라토스는 2013년부터 4년간 브리즈번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한 바 있다.
전북의 ACL 출전 금지로 H조에 속하게 된 제주는 두 명의 옛 동료를 만난다. 일단 장쑤 쑤닝(중국)에는 홍정호가 있다. 제주가 고향인 홍정호는 2010년 제주에서 K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 축구 수비의 미래로 불리던 그는 4년간 제주의 수비를 이끌었다. 지난해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중국 슈퍼리그 장쑤로 이적한 홍정호는 팀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에는 김재성이 있다. 자유계약 신분이 된 김재성은 올 겨울 호주로 이적했다. 김재성은 지난 시즌 이랜드에서 제주로 임대돼 반년간 제주에서 뛰며 팀의 ACL 행을 도왔다.
이처럼 친정더비가 많아진 것은 아시아쿼터 제도 때문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는 AFC 주관 클럽 대회 및 가맹국의 리그에서 대회별 외국인 보유 한도와 별개로 AFC 가맹국 출신 선수 한 명을 추가로 영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팀간 선수 교류가 활발해지며 ACL에서 친정팀을 상대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 최고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는 한국 선수들은 아시아쿼터를 채우려는 팀들의 1순위 영입 대상이다. 중국, 일본 뿐만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한국선수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지금, ACL에서 친정 더비는 앞으로 더 활발해 질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